주심교회/목회자 칼럼

367. 그래도 메리 크리스마스

하마사 2024. 12. 21. 12:05

탄핵정국으로 국민이 나라를 걱정해야 하는 형국이 되었습니다. 나라의 미래와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민생은 돌보지 않으면서 사리사욕과 당리당략만을 일삼고 있는 위정자들의 작태가 한심하고 걱정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신앙과 정치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정교분리를 생각하는 사람들은 정치적 발언을 금기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토마스 제퍼슨이 정교분리를 말할 때 본래는 정권이 바뀌어도 교회는 반드시 보호받고 예배가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라는 의미였습니다. 장로교의 창시자 칼빈은 말하기를 목사에게는 두 가지 음성이 있다. 하나는 양들을 잔잔한 시냇물로 인도하는 부드러운 음성이고, 다른 하나는 이리가 와서 양들을 해치려 할 때 큰 소리로 고함치며 이리를 쫓아내면서 분노하는 음성이 필요하다라고 했습니다. 정치인들이 악법을 제정하여 교회를 핍박하고 박해하려 한다면 분노하는 음성으로 항거해야 합니다. 동성애,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막기 위해 기도하고 반대 집회에도 참석하는 이유가 그렇습니다. 앞으로 정치권에서 성경의 가치를 훼손하는 그런 일을 한다면 교회가 적극적으로 맞서야 합니다.

교회와 정치는 완전히 분리될 수 없습니다. 첫째는 우리의 삶이 정치에 의해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고, 둘째는 기독교인은 삶의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하는 사명이 있기 때문입니다. 성경에서 말하는 최고의 계명은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인데, 사람들을 행복하게 혹은 불행하게 만들 수도 있는 정치에 무관심하면서 이웃을 진정으로 사랑하기란 불가능할 것입니다. 하지만 목회자의 딜레마가 있습니다. 설교 시간에 정치적 이슈를 언급하면 하나님의 말씀으로 듣기보다 정치개입으로 받아들여 분쟁의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저도 출생과 성장배경, 환경과 주변인들의 영향으로 정치 성향이 형성되어 편향된 시각이 있기에 자칫 잘못하면 편 가르기로 번져 공동체가 깨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교회에서 편 가르는 정치 이야기는 삼가야 합니다. 그리고 저는 정치 분야에 판단력이 부족하고 언론들도 신뢰하기 어려워 성경에 비추어 정치를 언급할 자신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영혼 구원하여 제자 삼는 교회의 본질적인 사명에 충실을 기하려고 합니다. 정치에 관해서는 각자 판단하고 행동하되, 교회에서 다른 성향의 사람을 비판하거나 자신의 주장을 강요해서는 안 됩니다. 또한 스스로 편협한 시각은 없는지 돌아보면서 말하고 행동하기 전에 기도하는 게 우선입니다. 앞으로 정치적 이슈가 없어서 정치에 둔감한 나라와 국민, 교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올해는 성탄절 분위기가 더욱 가라앉았습니다. 서민들은 살기가 팍팍한데 정치권은 더 큰 밥그릇을 차지하려 권력다툼만 하고 있으니 예수님의 탄생도 뒷전으로 밀려났습니다. 그래도 우리만은 메리 크리스마스를 외치며 아기 예수님을 기쁘게 맞이하는 성탄절이 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