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심교회/목회자 칼럼

354. 신앙의 위인들

하마사 2024. 9. 14. 10:28

목사로서 부끄러울 때가 있습니다. 신앙의 위인들을 만날 때입니다. 기도를 많이 하거나 말씀대로 살려고 부단히 노력하는 사람, 다른 사람을 잘 섬기는 사람을 만날 때면 그렇게 하지 못하는 자신이 부끄러워집니다. 하루에 세 시간 이상 기도하는 분들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과의 대화시간이 늘어나기 때문에 기도 제목이 많은 게 감사하다고 합니다. 다른 사람과 공동체를 위해 축복하면서 기도하는 사람은 신앙의 위인입니다. 누구나 그렇게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천국의 소망을 가지고 이 땅에 집착하지 않고 사는 사람은 신앙의 위인입니다. 대부분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염려하며 거기에 몰두하며 사는데, 땅의 것에 집착하지 않고 천국을 소망하며 준비하는 사람은 신앙의 위인입니다. 이 땅에서 지금보다 더 여유롭고 안락하게 살기를 꿈꾸며 노력하는데, 그보다는 이 세상 이후를 준비하며 살아가는 사람은 비범한 사람입니다.

또 성경 말씀을 사랑하며 성경대로 살려고 부단히 노력하는 사람은 신앙의 위인입니다. 성경이 그렇다고 하면 그런 줄로 믿고, 아니라고 하면 아닌 줄로 믿고 그대로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우리는 듣기에 거북하고 마음에 불편함을 주는 말씀은 넘겨버리고, 자기 입맛에 맞는 달고 부드러운 말씀, 귀에 거슬리지 않는 편안한 말씀만 들으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성령의 감동이 마음을 두드려도 고의로 무시해서 성령을 소멸하게 할 때도 있지만, 성령의 음성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려고 몸부림치는 사람은 신앙의 위인입니다.

그런 분들을 만나면 목사로서 부끄럽습니다. 기도를 많이 하지 못할 뿐 아니라 형식적으로 기도할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의를 구하라고 설교하면서 정작 본인은 세상 것을 우선 구할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분은 하나님께서 누구에게 주라고 하면 빚을 내서라도 주어야 마음이 편하다고 하는데, 앞뒤를 재다가 섬기지 못할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래저래 부족하고 신앙의 위인들 앞에 서면 더 초라해지는 목사입니다. 그런데도 이런 사람을 목사로 세워 사역을 맡기시고, 참고 기다려주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너무나 감사하고 주심가족들에게도 감사합니다.

추석 명절에 고향과 조상들을 생각하며, 지금껏 만났던 신앙의 위인들을 떠올리고 닮아가는 뜻깊은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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