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심교회/목회자 칼럼

219. 건망증이 심한 목사

하마사 2022. 2. 12. 14:17

    건망증의 사전적 의미는 경험한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거나 어느 시기 동안의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거나, 또는 드문드문 기억하기도 하는 기억 장애입니다. 제가 이런 증상이 있는 듯합니다. 핸드폰을 어디 두었는지 몰라 찾거나 자동차 키를 두고 주차장에 갔다가 다시 찾으러 가는 일, 출근할 때 가지고 가려고 문 앞에 둔 물건을 왜 거기에 두었는지 기억하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기부금영수증을 발급하여 놓고도 주일에 잊고 드리지 못하기도 합니다. 은행 자동화코너에서 돈을 찾고 들고 갔던 물건을 두고 와 급히 가서 찾아온 적도 있습니다. 일정을 메모하고 수시로 확인해도 그것마저 잊어버릴 때가 있습니다. 분명 무엇을 하러 갔다가 막상 그것이 생각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교회에서 새벽기도 마치고 가거나 퇴근할 때 전등과 히터를 껐는지 다시 확인할 때가 여러 번 있습니다. 심지어 생명의 삶공부를 약속하고 까마득히 잊고 조이홀에서 라면을 끓여 먹다가 김용섭, 김윤진 부부가 와서 놀란 적도 있습니다. 분명히 기억했었는데 순간 잊은 것이었습니다.

    이번 주에 어떤 모임에 갔습니다. 참석자 중에 한 분이 예배 중 설교를 맡아 늦는다고 했는데 일찍 도착했습니다. 자초지종을 들으니 예배장소에 갔는데, 문이 잠겨있어 물었더니 날짜를 잘못 알았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침부터 헛걸음했다며 껄껄 웃었습니다. 저와 비슷한 분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교회 비전홀에 공기청정기를 끄지 않고 가는 분이 있는데 그분도 저와 비슷한 건망증 환자입니다.

    그런데 건망증보다 치매가 문제입니다. 이런 글을 보았습니다. “깜빡 잊고 나중에 아차!’ 하면 건망증이고, 생각 자체를 영원히 잊어버리면 치매입니다. 자동차 열쇠를 어디에 뒀는지 모르면 건망증이고, 그것을 보고도 어디에 쓰는 물건인지 모르면 치매입니다. 배우자의 생일을 까먹으면 건망증, 배우자를 보고도 누구인지 모르면 치매입니다. 비상금을 둔 위치를 몰라 헤매면 건망증, 그걸 찾아서 아내에게 갖다주면 치매입니다.” 그렇게 보면 저는 아직 치매는 아닙니다. 아내에게 비상금을 갖다주지 않는 걸 보면 말입니다.

    건망증이 심한 목사를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약속을 잊거나 지각할 때도 있습니다. 종종 실수할 때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주심가족을 잊거나 또 삼위일체 하나님과 그 은혜는 절대로 잊지 않는 목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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