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심교회/목회자 칼럼

19. 염색

하마사 2018. 3. 17. 11:26


얼마 전까지 머리염색을 했습니다. 유전적으로 흰머리가 일찍 생겨 감추려 했습니다. 또 전체적으로 흰머리가 생기면 그나마 보기 좋지만 주로 옆머리만 희어져 보기 싫었습니다. 염색하는 것이 번거로울 뿐 아니라 눈도 안 좋아져서 담임목사가 되면 염색을 하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있는 그대로 살고 싶었습니다. 교인들이 담임목사 머리색깔 보고 교회 오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데 요즘 여러 사람으로부터 머리에 대한 이야기를 듣습니다. 개척교회를 하더니 힘들어서 그런지 머리가 희어졌다고 합니다. 나이가 많이 들어 보인다며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합니다. 염색을 하지 않으니 참 편했는데 자꾸만 이야기를 듣게 되니 고집만 부릴 것이 아니었습니다. 또 담임목사가 나이 들어 보이면 젊은 사람이 교회를 안 온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결정적으로 어머님 같은 권사님이 염색을 하라고 거듭 권면하시니 거역하기 곤란합니다. 번거롭더라도 다시 염색을 할까 합니다. 괜히 머리를 보는 분들에게 불편한 마음이 생기지 않도록 조금 수고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목사는 머리도 마음대로 못하는 사람인가 봅니다.^^ 이왕지사 머리에 대한 말이 나왔으니 나중에 파마를 해볼까 합니다. 그리고 흰 머리가 어울리는 나이가 되면 염색을 하지 않을까 합니다.

흰 머리는 염색하여 검은 머리로 바꿀 수 있지만 마음은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염색으로 나이는 감출 수 있지만 마음의 나이는 속일 수 없습니다. 마음을 바꿀 수 있는 염색약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부정적이고 악한 생각을 바꿀 수 있는 염색약 말입니다. 구약과 신약으로 된 성경을 사랑하고 가까이하는 것이 영혼의 염색약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순절이 주님의 마음으로 염색하는 기간이 되기를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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