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노출/삶자락이야기

깜깜한 산길

하마사 2016. 11. 20. 15:48

신학교 입학한 이후 지금까지 시내산선교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회원들은 매주 금요일 저녁이면 경기도 광주에 있는 광주기도원에서 철야기도 한다.

공동기도제목은 세계복음화, 나라와 민족, 한국교회, 장신대를 위해서 기도하고 이어서 개인 기도를 한다.

신학교 시절에는 교통편 때문에 봉사하기 시작했다.

직장생활을 하다가 신학교에 입학했기 때문에 당시에 엑셀승용차를 운행하고 있었다.

시외버스를 타고 정류장에 내려 한참을 걸어가야 하는 기도원이었기에 승용차를 가진 나로서는 큰 봉사였다.

내가 결석하면 네 명은 기도원에 가지 못하거나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3년 동안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한결같이 금요일 저녁이면 기도원을 향했다.

장신대에서 기도원으로 갈 때는 괜찮은데, 철야기도를 마치고 새벽에 돌아올 때는 졸음 때문에 위험할 뻔도 여러 번 있었다.

기도원 방에서 기도한 후 새벽에 산으로 올라가 한 시간 이상씩 바위 위에서 기도를 했다.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었나 싶을 정도다.

교육전도사로 파주에 있는 금곡평강교회에서 2년간 봉사하였는데, 가끔 토요일에 금곡에 갈 일이 있었다.

서울에서 파주까지 토요일, 혹은 매주일 사역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여름이면 돌아올 때 교통체증도 엄청 심했다.

신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시내산선교회 정오기도회에 참석하여 사역지를 놓고 기도제목을 내놓았을 때 선배님이 금곡평강교회를 소개시켜 주었다.

처음으로 연결되는 교회를 하나님이 정해주신 곳으로 알고 순종하여 부임했다.

승용차가 없었다면 도저히 감당할 수 없었던 사역이었다.

그런 세월이 추억으로 남아있다.

그렇게 교육전도사를 시작한지 20년의 세월이 훌쩍 지나갔다.

시내산선교회와의 인연도 그만큼 되었다.

작년부터 광주기도원 철야기도회에 다시 참석하기 시작했다.

시내산선교회 여름수련회 때 소감을 말하는 자리가 시발점이 되었다.

철야기도회에 가고 싶어도 교통편 때문에 못가는 분이 있으면 차량봉사를 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그 때 이후로 특별한 일이 없으면 차량봉사를 하고 있다.

덕분에 기도할 수 있는 은혜를 갖게 되었다.

그간 세월이 흘러 온전히 철야하며 기도하는 것이 힘들다.

산기도 시간도 줄여서 30분 정도 하고 내려온다.

새벽에 곧장 운전하여 돌아오는 것도 부담되어 때로는 기도원에서 한숨자기도 한다.

엊그제 밤에도 시내산선교회 철야기도회에 참석했다.

8년 동안 기도자리를 지켜준 이수연 전도사님이 독일로 떠나기 전 마지막 철야기도회였고 내가 설교순서였기 때문이다.

은혜로운 새벽이었다.

공동기도를 마치고 깜깜한 새벽에 이불을 뒤집어쓰고 산으로 올라갔다.

내 기도자리에서 즐겨 부르는 찬양으로 산속의 적막을 깨웠다.

밤하늘을 향해 하나님의 응답을 바라며 기도했다.

산에서 내려오며 낙엽을 밟았는데 쿵하고 엉덩방아를 찌었다.

밤새워 기도한 사람은 넘어지지 않도록 하나님이 지켜주시면 좋으련만.

제법 익숙해진 산길도 불빛이 없으면 위험했다.

스마트폰에 있는 손전등을 켜서 안전하게 산을 내려왔다.

깜깜한 산길은 전등이 꼭 필요하다.

기도하는 사람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교회문제가 해결되어 가지만 앞으로 또 어떻게 전개되어갈지 알 수 없다.

큰 산은 넘었지만 작은 고개들이 남아있다.

산길을 내려올 때 손전등이 필요하듯 우리 교회에도, 내 목회 앞길에도 빛 되신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꼭 필요하다.

기도하면서도 넘어질까 조심스럽다.

깜깜한 산길을 더듬거리며 가는듯한 이 때 하나님이 꼭 도와주시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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