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이 목과 어깨가 아프다며 고통을 호소하실 때가 있었다.
담이 걸렸다고 하셨는데 어릴 때는 무슨 말인지 몰랐다.
언젠가 좌측 어깨가 아파 정형외과를 갔는데, 엑스레이를 찍었지만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주사를 맞고 진통소염제를 먹고 물리치료를 받은 후에야 나았다.
그 땐 그 증상이 담인 줄을 몰랐다.
얼마 전에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나는데 어깨통증이 심했다.
예전과 같은 증상이었다.
‘담’으로 인터넷 검색을 했더니 ‘근막통증증후군’이라고 했다.
근육을 둘러싸고 있는 막에 문제가 생긴 것이었다.
자세가 잘못되거나 스트레스가 원인이었다.
저절로 낫겠지 했는데, 더 심해졌다.
결국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고 찜질을 하면서 치료를 받았다.
반복되는 일상이 무리 없이 지나가는 것이 은혜임을 깨달았다.
담이 걸리니 불편했다.
온통 신경이 어깨에 집중되었다.
어떤 자세를 취할 때 특히 통증이 심했다.
담이 걸려 며칠씩 농사일을 못하시던 아버님의 고통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나도 담을 핑계로 며칠 목회를 쉬어볼까?
무탈하게 하루하루를 지내는 것이 은혜였다.
특별한 은혜가 없는 것이 은혜이다.
담이 걸리지 않고 침대에서 일어나는 것도 그동안의 은혜였다.
감사라고 생각지 않았던 것이 감사인 것을 안 것이 감사이다.
많이 회복되었다.
담 결림이 감사생활을 회복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