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에는 집에 늦게 들어갔다.
씻고 아침에 읽지 못했던 신문을 읽었다.
속이 허전하여 약간의 허기를 채운 후에 잠을 자려던 참이었다.
한데, 어린 딸이 엄마 아빠와 함께 숨바꼭질을 하자고 한다.
블럭쌓기와 참참참 게임을 종종 했었는데...
오랜만에 숨바꼭질을 하잔다.
50이 넘어서 딸과 숨바꼭질을 해야하는 아빠라니...
아내와 셋이서 웃으면서 가위바위보를 했다.
내가 술레가 되어 아내와 딸이 숨었다.
아내는 이불 밑에 숨고, 딸은 오빠 방에 숨었다.
아내를 찾은 후에 지은이를 찾으러 갔다.
똘똘이집 옆에 숨어있는 것이 보였다.
머리를 숙이고 몰래 숨어있는 것이 어찌 귀여운지.....
방에 들어가 못 찾는척 하느라 너스레를 떨었다.
힘들텐데도, 숨을 죽이고 숨어있었다.
못 찾은척 하고 방을 나와 어디있느냐고 부산을 떨었다.
한참 후에 못찾겠다고 하자, 으스대며 나와서는 기분좋게 핀잔을 주었다.
딸은 아빠가 자기를 못찾았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다.
사는 것이 숨바꼭질 같은 것은 아닌지?
숨어서 딴 짓을 하면서도 하나님이 모르신다 생각한다.
모른척 넘어가시는 것을 오히려 짜릿해한다.
딸을 찾고도 모른척 하는 아빠처럼,
하나님은 우리의 허물과 죄를 웃으면서 넘어가주시는 좋은 아빠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