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와 보드게임을 한 적이 있다.
나무로 만든 똑같은 규격의 보드로 탑을 쌓은 뒤,
가위 바위 보로 순서를 정하고 한 사람씩 한개씩의 보드를 빼내는 게임이다.
보드탑에서 한개씩을 빼다가 탑을 무너뜨리는 사람이 패하게 된다.
조심해서 보드를 빼내야 한다.
탑이 견고하게 쌓인듯 하지만 한개씩 빼다보면 언젠가 무너진다.
처음에는 쉽게 빼낼 수 있다.
여러개를 빼내도 든든하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탑은 얼음판에 선 것처럼 위태위태해 보인다.
인생의 탑도 비슷하다.
처음에는 든든하게 세워진듯 하다.
유수같은 세월의 물줄기가 하나씩 하나씩 구멍을 내고 차츰 허전하게 만든다.
보드탑에 빈 공간이 생기듯 곳곳에 삶의 상처가 드러난다.
조심조심하지만 결국 상처난 부위가 무너져내린다.
인생의 보드를 높이 쌓았다가 일순간에 무너뜨리는 사람도 있다.
낮게 쌓았다가 천천히 무너지는 사람도 있다.
지금 나는 보드를 쌓고 있는지?
벌써 누군가 하나씩 빼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직도 내 탑을 쌓아보지도 못했는데...
무너지더라도 내 보드탑을 다 쌓아보고 싶다.
높이 쌓지는 못해도 모두 쌓은 후에 하나씩 빠졌으면 좋겠다.
쌓았다가 무너지면 억울하지는 않겠지!
하나님이 내 보드탑을 어디까지 쌓게 하실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