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로하신 권사님을 심방했다.
80세가 훌쩍 넘으신 권사님이시다.
19세에 결혼하여 24세에 남편을 잃고 힘든 세월을 보내셨다.
어려움 중에도 자녀들을 잘 양육하여 사회적으로도 성공한 가정을 이루셨다.
노년에 병이 들어 병원생활을 하신다.
병원심방을 했더니, 내 손을 꼭 잡으시면서 고맙다고 하셨다.
아들과 같다고 하시면서.
잠시 후에 조용한 음성으로 속 깊은 말씀을 하셨다.
사는 게 아무것도 아니라고 하시며, 빨리 죽고 싶다고 하셨다.
지금 목사님 곁에서 죽었으면 좋겠다고......
진심으로 하시는 말씀이었다.
질병으로 고통받는 것이 너무 힘들어 보이셨다.
빨리 천국갔으면 좋겠다고 거듭 말씀하셨다.
심지어 아플 때는 자살을 생각하실 정도라고 하셨다.
얼마나 힘드시면......
마음이 저며왔다.
고통으로 반복되는 하루하루가 모진 시간인 듯 느껴졌다.
본인의 장례를 꼭 저를 보고 집례해달라고 부탁하셨다.
자녀들에게는 화장해달라고 유언을 하셨단다.
하루를 더 살지 못해 안간힘을 쓰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이제 그만 살았으면 좋겠다고 하시는 분이 계신다.
그런면에서 보면 세상은 참 불공평하다.
우리나라의 노인인구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권사님처럼 질병때문에 고통스럽게 임종을 준비하는 분들도 많을 것이다.
그분들의 곁을 함께 지켜줄 수 있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목사의 손을 꼭 잡고 임종을 원하시는 권사님의 마지막 소원을 하나님께서 들어주시기를 기도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