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노출/삶자락이야기

어버이날

하마사 2012. 5. 8. 19:05

어버이날이다.

어버이란 단어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아울러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원래는 어머니의 날이었는데, 아버지의 날도 있어야 한다는 의견에 어버이날로 바꾸었다고 하던데...

잘한 일이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부모라고 하면서 어머니의 날만 있다면 공평하지 않다.

나도 아버지니까 말이다.

어버이날 하루 전인 어제, 시골에 계신 부모님과 장인 장모님을 찾아뵙고 왔다.

농번기라 모두들 바쁘셨다.

연세가 많지만, 텃밭 수준을 넘어 농사를 지으실 정도로 여전히 일을 하신다.

밭에 감자, 고구마, 고추, 마늘, 옥수수, 토마토, 호박 등이 심겨져 있다.

어머님은 허리가 아프다고 하면서도 매년 일을 줄이지 못하신다.

각종 곡식과 채소를 가꾸어 자식들에게 주는 재미로 밭을 친구 삼으신다.

평생 자식들을 위해 살아오셨다.

새벽마다 교회에 가셔서 자식들 위해 기도하시고,

농사지으신 것으로 반찬을 만들어 바리바리 싸 주면서도 더 주지 못해 안달하신다.

떠나올 때는 자식의 자동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어 헤어짐을 아쉬워하신다.

이렇듯 부모님의 사랑은 주는 사랑이다.

나도 삼남매를 기르고 있지만, 부모님 사랑의 절반도 아이들에게 못주고 있다.

부모님의 은혜에 비하면 너무나 얇은 봉투와 카네이션을 드리고 왔다.

생활비를 넉넉히 드리면 농사일을 줄이실까 생각하면 마음이 더 아프고 죄송하다.

해마다 기력이 약해지시는 어머님을 뵈면 세월이 야속하다.

자식 뒷바라지를 위해 평생을 헌신하신 부모님의 여생이 건강하고 평안하시기를 기도한다.

5남매의 자녀들은 각자 뿔뿔이 흩어져 살고 있다.

세 명은 외국에 살고 있어 명절 때도 얼굴보기 힘들다.

보고 싶은 자식 생각하며 눈물을 훔치는 어머님의 모습은 이제 익숙해진 명절 풍경이 되었다.

건강하게 오래도록 사시기를 기도한다.

부모님이 계신 것만으로도 든든하고 감사하다.

찾아갈 부모님이 계시고, 사랑해주시는 아버님, 어머님이 계셔서 행복하다.

언젠가는 자식들 곁을 떠나시겠지만 그 시간이 멀어졌으면 좋겠다.

허리와 다리가 아파 고생하는 어머님의 모습을 뵙고 와서 마음이 무겁다.

나도 언젠가 지금의 부모님 자리를 대신할 때가 오겠지?

아이들도 지금의 나와 같은 생각을 할 때가 올까?

곁에 계실 때 효도해야겠다고 다짐하지만 늘 부족할 뿐이다.

자식 입장이 아닌 부모님이 기뻐하시는 효도를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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