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마지막날이다.
새해가 시작되었다고 몸과 마음을 새로이 해야겠다며 다짐할 때가 엊그제였는데...
내일이면 5월이라니.
세월이 이렇게 빨리 가도 되는 건지.
허락도 없이 자기 뜻대로 가는 시간을 붙잡을수도 없고.
연한 초록 잎새가 나오는가 했더니 벗꽃이 한창 피었다 졌다.
눈깜짝하면 세월이 저만치 달아난다.
그동안 테니스를 하던 장소에서 당분간 운동을 못하게 되었다.
클레이코트였는데 인조잔디코트로 교체하기 때문이다.
8년 이상 정들었던 코트라 잠시 떠나는 것도 서운하다.
해서 아침에 운동을 하고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놓았다.
공사가 끝나면 새로운 모습으로 단장하여 더 좋은 시설에서 운동할 수 있을 것이다.
'나이가 들면 변화를 싫어한다'는 말이 조금씩 이해가 되어간다.
정든 곳이 좋고 익숙한 환경이 편해지는 것을 보면 서서히 나이가 들어가는 증거다.
내일 아침부터는 새로운 코트에서 운동을 한다.
그곳에 익숙했다가 돌아올 때면 또 조그만 서운함이 생길 것이다.
그렇다면 늘 서운함을 간직하고 살아야 할까?
추억을 간직한다는 것은 아름답지만, 과거속에 사는 것은 불행하다.
미래를 꿈꾸며 앞으로 나아가면서 과거를 추억으로 남겨야지,
과거에 집착하여 앞으로 나아가기를 거부하거나 부정하면 아쉬움을 넘어 후회를 남기는 인생이 되고 만다.
지나온 시간과 추억이 아름다울수록 아쉬움을 남기지만
다가올 미래를 또 다른 아름다움으로 남길 수 있는 힘이 되기에 추억과 오늘은 소중하다.
오늘은 4월의 마지막날,
내일은 5월의 첫 날,
내일이 되면, 오늘과 내일은 또 다른 이름으로 남는다.
아쉬움은 조금만 남기고, 내일에 희망을 걸고 웃음으로 마음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