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세 이상 되신 어르신들을 모시고 에버랜드로 효도관광을 다녀왔다.
도우미를 포함하여 480명이나 되는 인원이 움직이다보니 어려움도 있었다.
일반 관람객들과 유치원 단체들이 뒤섞여 버스 호차별로 함께 움직이는 것은 불가능했다.
같은 버스를 타신 분들 중에도, 빨리 움직일 수 있는 분들이 계신가하면 몸이 불편하여 뒤처지는 분들이 계셨다.
이런 분들을 모시고 오랫동안 줄을 서 기다린 후에 사파리월드를 구경했다.
큰 울타리 속에 맹수들을 풀어놓고 버스를 타고 가면서 구경할 수 있도록 한 시설이었다.
버스를 타고 맹수들이 있는 울타리 안으로 들어갔다.
한데, 맹수들이 맹수가 아니었다.
사자와 호랑이, 곰들이 축 늘어져 잠을 자거나 졸고 있었다.
야행성이라 저녁에 활동하고, 먹이를 위해 사냥할 필요가 없으므로 밤낮 잠을 자기 때문이다.
어떤 곰은 던져주는 건빵을 받아먹으며 버스 기사가 시키는 동작을 계속 반복했다.
건빵을 먹기 위해 길들여진 곰을 보면서 애처로운 생각이 들었다.
야생에서 살면, 사냥하느라 힘은 들어도 맹수답게 포효하며 산과 들을 누빌 것이다.
맹수는 맹수다워야 한다.
사람이 던져주는 먹이에 길들여져 흐릿한 눈동자를 가진 맹수는 더 이상 맹수가 아니다.
야성을 잃은 맹수처럼 사람도 남의 도움만 받고 살면 길들여진 맹수처럼 살게 된다.
사자와 호랑이는 산과 들을 뛰면서 저돌적인 힘이 생기고 물러서지 않는 맹수의 용맹함도 길러진다.
던져주는 먹이에 길들여진 맹수들은 맹수다움을 포기한 불행한 삶을 산다.
자녀들에게 야성을 길러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부모의 도움만 받고 살아온 심약한 자녀들은 혼자 힘으로 세상을 해쳐나갈 힘이 없다.
부모가 주는 용돈과 넉넉한 후원이 결국 자녀들을 우리 속에 갇힌 맹수로 만들고 있다.
먹이를 스스로 구하는 능력을 길러주어야 한다.
그것이 곧 험한 세파를 뚫고 나갈 수 있는 힘이다.
스스로 살아가는 지혜와 능력, 용기가 생길 때 어디에서도 당당할 수 있는 진정한 맹수가 될 수 있다.
목회자도 마찬가지다.
도와줄 사람을 바라보거나 기대하면, 사육사가 던져주는 먹이를 기다리는 맹수처럼 사람에게 매이는 목회자가 되고 만다.
오직 하나님만 바라보아야 한다.
하나님이 먹여주시면 먹고, 굶게 하시면 굶을 수 있는 야성을 가진 목회자가 되어야 한다.
도움이 필요할 때 사람에게 손 벌려 도움을 받기 시작하는 순간, 사육사의 먹이에 길들어지는 우리속의 맹수가 되어 간다.
믿음의 야성을 간직한 목회자에게서 광야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야성 있는 성도들이 길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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