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노출/삶자락이야기

40년 지기들의 결혼 축가

하마사 2012. 3. 17. 18:27

 

 

결혼식에서 감동적인 축가를 들었다.

40년 지기들이 친구 아들의 결혼식에 참석하여 축가를 불러주었다.

예순의 나이에 반백의 신사들이 신랑신부를 위해 화음을 넣어 축가하는 모습이 아름다워 보였다.

목사님들에게 토요일은 긴장되는 시간이다.

주일에 선포될 말씀준비에 전념하는 시간이므로.

심지어 어떤 분은 사람을 만나지 않고, 전화기도 꺼두고 설교를 준비한다.

이런 바쁜 사역을 뒤로 하고 친구 아들의 결혼을 축하하러 전국 각지에서 목사님들이 모인 것이다.

미리 모여 연습하며 웃음 짓는 정겨운 우정이 보기 좋았다.

마음속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도 세 명의 아이들이 결혼할 때 친구 목사들과 함께 축가를 해주고 싶다는 생각 말이다.

자녀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글쎄, 두 아들과 막내딸이 과연 그것을 원할지?

아빠가 좋다고 자녀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축가하겠다고 하면 안 되겠지.

빠르면 10년 이내에 큰 아들이 장가를 갈 수 있으니 미리 생각해보았다.

아무튼 좋아보였다.

나도 신학교 동기모임인 둘하나 친구들이 있으니 가능은 한데.

자녀들의 결혼식에 참석하여 서로 축가를 불러주는 아버지들, 덩달아 그려보고 싶은 한 폭의 그림이다.

여러 결혼식에 참석하고 또 주례도 하지만 오늘 같은 결혼식 풍경은 흔하지 않다.

언젠가 아들의 결혼식에서 신랑 아버지로, 축가자로 함께 설 수 있는 날이 올지 기대해본다.

나이가 드는가보다.

벌써 시아버지, 할아버지가 될 날을 생각하고 있다니.

너무 세월을 앞서 가고 있다는 생각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어본다.

하지만 반백의 신랑 아버지 친구들의 축가는 멋있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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