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으로 살라고 설교하는 목사다.
그런데 믿음으로 살고 있는 목사냐고 질문하면 자신 있게 대답하지 못한다.
자신도 그렇게 살지 못하면서 어떻게 설교할 수 있을까?
목사의 딜레마다.
믿음으로 산다는 것은 맡기고 사는 것이다.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염려하지 않고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의를 구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이다.
물론 세상의 의식주를 전혀 무시하고 살라는 의미는 아니다.
우선순위의 문제이다.
믿음의 사람은 하나님께 맡길 수 있는 사람이다.
시간을 맡기고 미래를 맡기고 영생을 믿고 생명까지 맡길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목회의 미래를 걱정하며 자식의 문제를 염려하며 살아간다.
당장 자녀의 인생을 하나님께 맡기지 못하고 내가 주인인양 간섭하려 한다.
아버지가 제시하는 길 대신에 아들이 원하는 길을 가겠다하니 갈등이 있었다.
아들이 재수를 한다니 교육비부터 고민한다.
학원을 가지 않고 혼자서 공부하면 좋으련만...
과도한 요구이겠지......
자식이 학원을 다니며 공부한다니 아버지의 책임을 감당해야 하고...
목사와 아버지로서의 이중적 고민이 생기는 부분이다.
수입은 고정되고 지출이 늘어나면 지출을 줄이는 것이 당연한 이치다.
지출을 줄이려하는데 어떤 항목을 줄일지 아내와 고민을 해본다.
헌금은 정해진 것이고 부모님 생활비, 선교비, 교육비, 모임회비, 생활비 등에서 삭감해야 한다.
아들의 재수기간 동안은 어딘가에서 절약해야 하는데......
“너희 염려를 다 주께 맡기라 이는 그가 너희를 돌보심이라.”(벧전 5:7)
목사는 하늘의 일만 고민하고 살 수 있으면 좋으련만......
부모님의 아들, 아내의 남편, 자녀들의 아버지 역할을 감당해야하는 인간 목사의 고민 역시 믿음이 없어서 생기는 것이다.
그것까지도 하나님께 맡길 수 있어야 한다.
제자들은 예수님이 부르실 때 가정과 배와 그물까지 버려두고 따라갔다.
해서 믿음으로 산다는 것은 쉽지 않다.
버려야 하기 때문이다.
인간적인 도리와 책임을 다하면서 믿음으로 사는 사람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하나님의 나라는 먹는 것과 마시는 것이 아니요 오직 성령 안에 있는 의와 평강과 희락이라. 이로써 그리스도를 섬기는 자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며 사람에게도 칭찬을 받느니라.”(롬 14:1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