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인구 총조사… 고령화 속도 예상보다 빨라
0~14세 유소년비중 16% 불과, 연금·의료보험 정책 다시 짜야
한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되고 있다. 통계청은 30일 '2010년 인구총조사 결과'를 발표, "우리나라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특별시·광역시·도) 전체가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중이 7%를 초과해 '고령화사회(키워드)'로 진입했다"고 발표했다. 2005년에는 유일하게 울산의 노인 인구 비중이 5.3%에 그쳐 고령화사회에 진입하지 못했지만, 이번 조사에서 울산도 7.0%로 상승하면서 고령화사회에 진입했다.
고령화 속도도 예상보다 빠른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2005년 인구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2010년 노인 인구를 535만7000명으로 추정했지만, 실제 결과는 예상보다 6만8000명이 더 늘었다. 고령화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복지정책을 비롯한 고령화 대책 전반에 대한 손질이 불가피해졌다.
◆전국이 고령화 사회로 진입
통계청은 이날 우리나라 총 인구가 작년 11월 1일 기준으로 4858만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내국인 인구 (4799만1000명) 중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542만5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11.3%를 차지했다. 2005년의 9.3%에 비해 5년 만에 2%포인트(105만9000명) 늘어난 것이다. 경기도 수원시 전체 인구(107만1000명)만큼 노인 인구가 늘어난 것이다.
특히 전남은 노인 인구 비중이 20.4%를 기록, 전국에서 고령화가 가장 많이 진전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광역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초고령사회(노인 인구 비중 20% 이상·키워드)'로 진입했다. 경북과 전북, 충남, 강원은 '고령사회(노인인구 비중 14% 이상·키워드)'가 됐다.
전국 230개 시·군·구 중에서는 35.7%에 해당하는 82개 지역이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시·군·구 3개 중 1개꼴로 초고령사회인 셈이다. 5년 전보다 19개 지역이 늘어났다. 고령화가 가장 심한 지역은 경북 군위군으로 10명 중 4명이 65세 이상 노인이다. 경북 의성군과 전남 고흥군도 40%에 육박했다.
노인 인구는 급증했지만 저출산 현상이 굳어지면서 유소년(0~14세) 인구는 빠르게 줄고 있다. 2010년 유소년 인구는 778만7000명으로 5년 전보다 13.3% 감소했다. 전체 인구에서 유소년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0년 21%, 2005년 19.1%, 2010년 16.2%로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고령사회 진입 빨라지나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 중 하나다. 2000년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우리나라는 그동안 고령사회로 가는 데 18년(2018년), 초고령사회로 가는 데는 8년(2026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번 조사 결과 고령화 속도가 예상보다 빠른 것으로 드러나 2018년으로 예상된 고령사회 진입 시기가 당겨질 가능성이 커졌다. 충남대 전광희 교수는 "저출산이 만성화되면서 고령사회로 가는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지고 있다"며 "2055년이면 10명 중 4명이 노인 인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는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가는 데 115년(1864~1979년)이 걸렸으며,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는 데는 39년(1979~2018년)이 걸릴 것으로 추정된다. 2006년 이미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일본은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를 거쳐 초고령사회로 변하는 데 각각 24년과 12년이 소요됐다.
◆정부 정책 변화 불가피할 듯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당장 국민연금이나 의료보험 재정에 빨간불이 켜졌다. 박유성 고려대 교수는 "노인 인구가 예상보다 7만명 더 늘어난 것은 연금이나 의료보험 재정에 엄청난 부담이 될 것"이라며 "정부는 새로운 인구 추계를 바탕으로 재정계획을 다시 짜야 한다"고 말했다.
또 예상보다 가파른 노인 인구 증가는 각종 복지 예산 증가에 따른 정부 재정 악화와 잠재성장률(안정적인 물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나타날 수 있는 최대 성장률)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전광희 교수는 "재정 위기를 겪고 있는 이탈리아나 그리스가 우리나라 10년 후의 모습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펴낸 경제전망보고서에서 저출산과 고령화로 금융위기 이전 4.4%인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2016~2026년에는 2.4%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고령화 사회, 고령 사회, 초고령 사회
UN(국제연합)이 정한 기준에 따르면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중이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다. 이 비중이 14% 이상이면 고령 사회, 20%를 넘으면 초고령 사회로 분류된다. 통상 노인 인구가 7%를 넘으면 주위에 노인들이 쉽게 눈에 띄지만 사회적으로 큰 문제는 없다. 14%를 넘어서면 국가가 노인 부양을 책임져야 하고 이로 인해 정부 재정에도 부담이 된다. 20%를 넘게 되면 한 나라의 경제성장률을 떨어뜨릴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한국은 지난 2000년 노인 인구 비중이 7%를 넘어 고령화 사회로 들어섰다.
-조선일보, 201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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