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한숨, 취업의 고통
등록금 때문에 가족 등 1300만명이 고통… 대학생 1명 졸업시키려 온 가족이 허리띠 졸라매, 졸업후엔 취업난에 또 좌절
구두회사에서 월급 200만원을 받으며 영업직 사원으로 일하던 이모(31)씨는 몇년 전 결혼식을 미뤘다. 대학에 들어간 여동생의 등록금을 보태느라 결혼 비용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부모가 운영하던 식당이 문을 닫은 상태여서 이씨가 동생 학비까지 챙겨야 했다. 1년 등록금 700만원과 기숙사비 200만원을 마련하기 위해 이씨는 적금 통장을 깼다. 동생은 "언니, 미안해"라며 이씨의 손을 잡고 울기도 했지만 대학 입학 후에도 여러 차례 이씨에게 손을 벌려야 했다.
동생은 몇 차례 휴학을 거쳐 지난해 간신히 졸업했다. 하지만 그를 기다리는 건 험난하고 고통스러운 취업난(難)이었다. 기업 등에 여러 차례 문을 두드렸지만 모두 실패했다. 영어학원 강사, 무역회사 경리 등 비정규직 일자리를 얻어 생활비를 벌었다. 그러나 이런 자리도 계속 구하기 힘들었다. 지금은 무직 상태다. 이씨는 "그동안 희생한 가족을 생각해서라도 좋은 직장을 얻고 싶지만 불가능할 것 같다"며 "이럴 거면 비싼 등록금 내면서 대학은 왜 다녔나 모르겠다"고 했다.
'대학 등록금 1000만원' 시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비싼 등록금을 내고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을 못하는 대학생이 급증하면서 그들뿐 아니라 가족들도 고통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학생 수는 332만명(재적 295만명·지난해 기준)에 달한다. 전체 인구 4858만명의 6.8%로 국민 14.6명 중 1명이 대학생이다. 등록금을 부담하는 부모와, 형제의 등록금 때문에 삶에 영향을 받는 사람은 전체 인구의 26%가 넘는 1300만명(4인 가구 기준)에 이른다.
교과부 조사 결과 지난해 185개 대학을 졸업한 취업 대상자 24만8660명 중 취업자는 12만9130명으로 대졸자 취업률이 51.9%에 그쳤다.
등록금을 내기 위해 막대하게 투자되는 교육비(지난해 대학 전체의 등록금 규모는 14조4000억원) 중 절반은 생산과 사회활동으로 곧바로 이어지지 않는 사회적 손실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이성호 중앙대 교육학과 교수는 "지금처럼 대학 진학률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이 같은 현상은 더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대학교육의 과잉이 초래하는 사회적 손실을 줄이는 총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201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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