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노출/삶자락이야기

살아있음

하마사 2011. 3. 12. 11:53

살아있다는 것이 감사하다.

요즘에 호흡을 하면서 생명을 유지하는 것이 감사한 일임을 실감하고 있다.

어제 일본에서 규모 8·8의 강진과 쓰나미가 발생해 수많은 인명과 재산피해가 생겼다.

매스컴을 통해 참상을 보면서 지진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목격했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간의 능력이 무한해보여도 지진을 막지못하고 처참하게 무너지는 건물과 도로들을 보면서 하나님과 자연 앞에 겸손해지는 계기가 되었다.

밤새안녕이란 인사가 피부에 와 닿는다.

밀려오는 쓰나미를 피할 수 없어 마을이 물에 잠겼다.

자동차들이 물위에 둥둥 떠다니고, 배가 뒤짚히고, 정유시설이 불타고, 원자력발전소가 피해를 입는 등 내진설계를 잘 했을 건물조차도 예외일 수 없었다.

하나님이 잠깐 손보시면 인간은 정말 나약하기 그지 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지진의 피해지역에서 벗어난 한국에 살고 있음이 감사하다.

오늘도 수많은 사고와 사건속에서 생명을 이어가고 있는 자체가 하나님의 은혜이다.

몇 일전에 48세의 나이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처남의 장례식에 참석하면서 느낀 것이 많다.

동갑나기인 처남이 아침에 일하러 나갔다가 심장마비로 쓰러져 숨을 거두고 말았다.

순간적으로 일어난 일이라 믿기지않았다.

설명절에 4남매가 부부동반으로 천둥산을 올라갔던 기억이 생생한데 그리고 함께 집마당에서 고기를 구워먹으며 웃던 일들이 마치 거짓말 같았다.

운동도 잘하고 평소에 건강하게 열심히 살았던 처남인지라 입관을 하며 차디찬 얼굴을 만지면서도 믿어지지 않았다.

사람이 호흡을 하면서 살아있다는 것이 겨우 이런 것이다.

심장이 박동하고 있으니 살아있는 것이다.

그것이 멈추면 영안실로 가야하는 존재이다.

지금 살아있음에 감사하며 살아야 한다.

그리고 항상 떠날 준비를 해야한다.

하나님이 부르실 때 아쉬움과 후회없이 깨끗하게 떠날 수 있도록 마음과 주변정리를 하면서 살아야 한다.

처남은 갑자기 떠났기에 유족들께 여러가지 정리해야 할 일들을 남겨놓았다.

이런 일을 치르면서 가족과도 중요한 일들은 공유하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비록 짧은 일생을 살았을지라도 문상오는 조문객들을 보면서 잘 살다 갔음을 알 수 있었다.

연세드신 어르신들을 비롯하여 젊은 사람들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과의 좋은 관계성 속에서 살았음을 알 수 있었다.

살아있을 때 잘 해야 떠날 때 아름다운 흔적이 남는 법이다.

길고 짧음의 시간개념 보다는 어떻게 살았는지, 주변사람들에게 무슨 이미지를 남겼는지가 중요하다.

갑작스럽게 지진으로 죽는 사람들과 처남의 죽음을 경험하면서 후회없이 살다가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여운을 남기며 깨끗하게 떠날 수 있는 살아있음의 시간을 만들어가기를 소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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