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교 시절에 금요일마다 동아리회원들과 기도원에 가서 철야기도를 하곤했다.
3년 동안 밤을 새우며 기도했던 아스라한 추억이 마음에 자리하고 있다.
졸기도하고 자기도 하였지만 돌이켜보면 꾸준하게 기도의 자리에 참여했던 것이 은혜였다.
신학교를 졸업한 이후에는 기도원에 가서 철야기도를 할 기회가 없었다.
신학교 동아리 후배들이 설교를 부탁하면 그때만 가서 함께 참여하곤 했다.
신학생 시절에는 토요일에 쉴 수 있었지만 지금은 토요일도 여러 업무들로 바빠 부담스럽다.
그런데 금년 2월 초에 어떤 모임에서 말씀의 은혜를 받고 감동이 왔다.
금요일 저녁마다 신학생 때 다니던 기도원에 가서 철야기도를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혼자는 할 수 없지만 매주 철야기도하는 후배들의 모임에 참여하면 되겠다는 방법도 떠올랐다.
지금도 후배들은 매주 금요일마다 같은 기도원에 가서 밤을 새우며 기도한다.
세계복음화, 나라와 민족, 한국교회를 위해 기도하고 서로의 중보기도 제목을 내어놓고 함께 기도한다.
한 시간정도는 산에 올라가 개인기도를 한다.
옛날 믿음의 선배들은 익숙해있었지만 요즘은 한국교회의 역사속에 남아있는 추억의 모습이다.
과거에는 대형버스들이 즐비하고 기도소리가 골짜기를 메우던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은 인적을 찾기 힘들다.
그 때 하나님께 매달려 기도하던 사람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그 시절을 기억하며 다른 곳에서 기도하며 살고 있을까?
세월이 가면서 기도의 맥이 끊어져가고 있다.
신학교와 신학생들의 숫자는 많지만 기도의 맥을 이어갈 신학생들의 숫자는 줄어든다.
밤새워 하나님께 부르짖던 기도의 메아리소리는 아스라한 기억속에서만 들을 수 있을 듯 하다.
다시 그 철야기도의 맥을 이어가려하니 힘들다.
이제 체력도 신학생 시절과는 많이 달라졌다.
지금은 무리가 되어도 끊어진 맥을 이어가볼 생각이다.
순수한 마음으로 하나님께 부르짖으며 매달렸던 철야기도의 그 정신과 열정을 되살려보고 싶다.
한국교회가 신학지식과 정보는 발전했지만 하나님을 향한 열정과 사모함은 퇴보한다는 생각이 든다.
잘 살게 되면서 쇠퇴하고 있는 서구의 교회를 답습해가고 있다.
한국교회가 그 길을 따라가면 안된다.
세련되고 우아한 기독교는 세상속에 동화되어 버리기 마련이다.
기독교의 야성을 키워야 한다.
과거처럼 철야기도, 금식기도, 산기도를 하지 않더라도 그 정신만은 계속 간직해야 한다.
철야기도를 한 후 몸은 힘들고 피곤하지만 마음이 뿌듯하고 흐뭇한 것은 하나님이 주신 은혜의 결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