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노출/삶자락이야기

축구시합

하마사 2007. 6. 7. 09:40

현충일에

섬기는 교회의 가브리엘찬양대와 교역자들간의 축구시합이 있었다.

일년에 한두번 할 수 있는 축구시합이라 다소 생소한 감이 있었다.

교역자들은 일단 폼이라도 멋있어야 한다며 축구복을 단체로 구입하여 시합에 임했다.

전후반 30분씩하기로 하고 휘슬이 울렸다.

마음먹은대로 공이 가주지를 않았다.

몸과 마음이 따로 논다고 하는 표현이 더 정확할 듯 하다.

공을 정확하게 맞추지 못하여 엉뚱한 곳으로 공이 날아가기도 한다.

헛발질도 한다.

군대에서는 그래도 수비역할을 잘 감당했었는데...

교역자들중에는 고참이라 우측미드필더 자리를 배정받아 열심히 뛰었다.

골대 앞에서 어정거리는데 발 앞으로 볼이 와서 엉겹결에 골대안으로 찼더니

골인이었다.

이런 일이 생기다니!

목사 1호골이라며 동료목사님이 축하해준다.

위치선정이 잘 되어 어부지리로 넣게 된 골이지만 그 기쁨은 대단했다.

내가 넣은 골로 인해 전반전은 2:0으로 이겼다.

후반전은 교체선수들을 대거 투입했다.

그런데 자기 포지션을 지키지 않고 수비가 공격으로 올라가고

수비들도 실수를 자주 하여 무려 4골을 먹고 말았다.

한골을 만회하여 3:4로 경기는 패했다.

벤치에서 시합을 지켜보면서 패인을 분석해보았더니

자기자리를 지키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전반전에는 수비가 든든하여 한골도 허용하지 않았는데

후반전에는 수비들도 골을 넣겠다고 공격으로 나서고

허술한 수비선수들이 그 자리를 메꾸지 못해 결국 무너진 것이다.

무엇을 하든 자기자리를 잘 지켜야

그 조직이 든든하고 건실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알게 되었다.

이겼다고 자만하지 말고

끝까지 자기 위치에서 역할을 감당할 때 승리는 보장될 수 있으리라.

역전패를 당하며 큰 교훈을 얻게된 흥미로운 축구시합이었다.

그리고 실력으로든 어부지리든

골인은 같은 골인으로 인정을 받는다는 사실 또한 흥미진진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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