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부평의 화장장을 다녀왔습니다.
교구식구중 한분이 소천하셔서 장례를 집례하기 위해서입니다.
당뇨 합병증으로 두눈이 실명되고
뇌출혈까지 겹쳐서 산소호흡기로 생명을 유지하셨던 분입니다.
심방을 하면
옛날에 월남전에 참전하셨을 때 베트콩과의 싸움을 얼마나 자랑스럽게 이야기하시든지
그렇게 아프시던 분인데도 신나하시던 기억이 있습니다.
젊고 건강하실 때를 떠올리며 그 때의 추억속에 살아가시던 분이셨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고 병이 찾아오자 베트콩과 용감히 싸우던 모습은 사라지고
방안에 쓸쓸히 누워지내는 사람이 되고 말았습니다.
나이가 들면 과거의 추억을 떠올리며 살게 마련입니다.
옛날에 좋았던 기억들과 자랑하고 싶은 것들을 이야기하게 되지요.
저가 그 나이가 되었을 때 무슨 이야기를 하게될까 생각해봅니다.
옛날을 떠올리며 무슨 이야기할 때 그토록 신나할까?
어떤 장면을 연상하며 행복해할까?
그때를 위해서 지금 후회없이 살아야 할텐데.....
남들앞에서 자랑하고 싶은 것이 있어야 할텐데....
나는 월남전에 참전을 못했으니 그것은 자랑할 수 없고
군대이야기하면서 신나할까?
아마도 어느정도 추억하면서 미소지을 듯 합니다.
교회를 섬기면서 기억나는 분들을 떠올리게 될것입니다.
어려울 때 도와주시고 격려해주신 분들,
감동을 주신 분들,
본받고 싶은 선후배들,
함께 기도하며 동역했던 많은 분들,
내가 도움을 주었던 분들,
장례를 집례하며 있었던 에피소드들,
테니스장에서 운동하면서 있었던 재미있는 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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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찾아보니 꽤 많은 이야기꺼리가 있는 듯 합니다.
추억을 더듬을 때마다 자랑스럽게 웃으면서 할 이야기들이 많아야 할텐데....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추억을 되짚지 않도록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가져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