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30년전의 친구들과 전화통화를 했다.
초등학교 4학년까지 내매에서 살다가 강원도 원주로 이사를 하여
헤어졌던 친구들을 카페를 통해 다시 만나 글을 남겼더니 연락이 왔다.
다시 어릴때의 추억의 세계로 돌아간듯 하다.
작은 시골마을에서 아름다운 추억을 함께 간직한 친구들을 만나
전화를 하니 실감이 나지 않는다.
전화를 한 어떤 친구는 나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고
나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친구였다.
그리고 어떤 친구는 나는 아는데 그 친구는 나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세월이 흐른 증거이리라.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들 중에도 세월이 지나면 서로간에 이런 사람들로 변해갈 수도 있겠지?
처음에는 어색하여 말을 높여야 할지 낮추어야 할지 몰라 어색한 통화가 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옛날로 돌아가 말을 낮추어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되었다.
이상한 일이 아닌가?
30년이 지나서 통화를 했는데...
그리고 얼굴도 모르고 이름도 잘 알지 못하는 사람과 친근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사실말이다.
이것이 어릴 때 만난 친구들의 장점인듯 하다.
서로에게 꾸밈이 없었고
이기심이 없었던 순수한 만남이기 때문이리라.
세월이 많이 흘러 지금 만나면 얼굴도 알아보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그런 친구들이 있다는 것이 좋았다.
이상한 일이다.
졸업한 초등학교가 있음에도 그 친구들보다는
냇가에서 벌거벗고 함께 놀고
숨바꼭질과 자치기를 하며 놀았던 그 친구들이 더 그리우니 말이다.
저녁에는 초가지붕 밑에 숨어자는 참새들을 잡으러 함께 다니고
학교옆에 서 있던 측백나무 숲에서 함께 숨바꼭질하던 그 추억이 그리워지는 것은
나이가 들고 있다는 증거인가?
30년전의 옛 친구들과 통화를 하고 마음이 들뜨는 것은
그리운 추억이 떠올라서이다.
아름다운 추억의 그림자를 더듬어보고
더욱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 가고픈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