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심교회/목회자 칼럼

347. 불편함을 즐기는 영성

하마사 2024. 7. 27. 15:30

사람은 편함을 추구합니다. 자동차, 세탁기, 건조기, 로봇 청소기 등 편리함을 추구하는 노력이 과학기술을 발달하게 하고 점점 편리한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편리함이 반드시 행복을 가져다주는 건 아닙니다. 편리하게 이용하는 교통시설이 사고를 유발하고, 은행 업무가 편리해지면서 금융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신앙생활도 편리함을 추구합니다. 스마트폰에 성경이 있으니 교회 올 때 성경책을 가지고 다니지 않습니다. 집에서 편하게 영상예배를 드리려 합니다. 영상예배는 부득이한 사정으로 교회를 출석할 수 없을 때 드려야 하지만, 편리함을 추구하는 사람은 손쉬운 예배 방법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코로나의 영향으로 영상예배를 인정하고 권장한 측면도 있습니다. 그리고 좋은 환경을 가진 교회를 선호합니다. 좋은 건물을 가진 교회, 쾌적한 예배실, 좋은 음향시설, 훌륭한 교육환경, 엘리베이터 있는 교회, 편리한 교통, 넓은 주차시설 등. 보기에 좋고 편리한 시설을 갖춘 교회, 헌신하지 않아도 편하게 다닐 수 있는 교회를 찾습니다.

이런 기준으로 볼 때 주심교회는 불편한 교회입니다. 엘리베이터가 없어 높은 계단을 올라야 하는 3층에 있는 교회입니다. 주차시설도 넉넉하지 않습니다. 목장별로 순번을 정하여 식사를 준비하고 설거지하고 청소합니다. 매주 목장모임을 해야 하고, 학기마다 삶공부를 독려합니다. 119기도에 참여하고, 성경을 통독하라고 매 주일 광고를 들으면서 마음에 부담이 되기도 하고, 항존직자들은 주일예배 대표기도를 해야 합니다.

편하게 신앙 생활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시대는 점점 편함을 추구하는데 신앙생활은 불편함을 감수하라고 하니 갈등이 생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편안함만 추구하고 안주하면 우리의 영성이 죽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불편함을 못 견디는 문화 속에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크리스천은 불편함을 즐기는 영성을 가져야 합니다. 수도원은 주로 인적이 드물고, 교통이나 시설이 불편합니다. 일부러 불편함을 감수하는 중에 하나님을 만나는 은혜가 있기 때문입니다. 주심가족들은 불편함을 즐길 수 있는 영성을 가졌으면 합니다. 다른 사람을 위해, 공동체를 위해 불편함을 감수하고 즐기려는 마음을 가질 때 더욱 행복한 교회가 되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