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성대결절로 고생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목감기로 생각하고 감기가 오래간다고 여기다가 병원 진료 결과 성대결절이라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성대결절은 가수, 성악가, 성우, 교사 등 주로 목소리를 과다사용하는 직업군에 생기는 음성질환으로 어떻게 보면 직업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목을 많이 사용하지 않더라도 지나친 음주, 흡연, 먼지나 매연 등을 의심해볼 필요도 있다는데, 아내는 음주나 흡연을 하지 않으니 원인을 잘 모르겠습니다.
증상과 심각도에 따라 약물을 복용하거나 수술하는 방법이 있으나 아내는 말하지 않고 지내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성악을 전공한 분들의 경험담을 듣고 7월 16일부터 일절 말을 하지 않고 지냅니다. 교회에서 말을 하지 않으면 오해가 생길 수 있어서 7월 20일(토) 주심단체카톡방에 미리 글을 올려 양해를 구한 적이 있습니다. 앞으로 언제까지 말을 하지 않고 지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먼저는 본인이 불편하고 가족들이 불편합니다. 말로 의사소통하다가 갑자기 말을 하지 않으니 이만저만 고역이 아닙니다. 서로 수화를 배울 수도 없고요. 그나마 감사한 건 종이에 글씨를 쓰거나 문자로 소통할 수 있다는 겁니다. 베트남에 있는 아들이 자주 엄마와 보이스톡으로 통화를 했었는데, 요즘은 전화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딸 지은이가 통역사 노릇을 합니다. 저도 답답합니다. 마치 심하게 싸운 부부처럼 말하지 않고 지냅니다. 살다 보니 참 별난 경험도 합니다. 아내가 치료될 때까지 주심가족들이 양해하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말하는 것도 감사의 이유가 되는 걸 새삼 깨달았으며 장애인들의 고통도 짐작해보았습니다. 또한 하나님과 우리 사이에 소통의 어려움이 생기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기도하고 하나님의 응답을 듣고 싶은데, 침묵하신다면 얼마나 답답할까? 반대로 하나님께서 대화를 원하실 때 우리가 침묵하고 있다면 어떠실까?
소통이 중요합니다. 마음의 소통과 더불어 말로 소통하는 게 필요합니다. 하지만 거짓말, 부정적인 말, 험담하고 모함하는 말은 묵언(默言)하고, 칭찬하고 격려하고 위로하고 축복하는 말, 하나님께 기도하는 말은 많이 하는 주심가족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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