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심교회/목회자 칼럼

291. 헌금하는 자세와 기준

하마사 2023. 7. 1. 11:50

교회 앞에서 전도하다가 70대로 보이는 어떤 분과 대화를 했습니다.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했습니다. 교회에 대하여 전혀 몰랐는데, 아는 사람이 집을 팔아서 헌금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교회가 이상한 단체라는 생각이 들어 멀리했다고 했습니다. 오랜 시간이 흘러 다시 교회에 갔더니 헌금 이야기를 하여 그 이후에는 교회와 담을 쌓았다고 했습니다.

헌금은 누구에게나 예민한 부분입니다. 딸 지은이가 학교에서 예배를 드리는데, 목사님이 헌금한 사람 이름을 부르면서 기도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주보에 헌금자 이름을 기록하는 걸 싫어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또 부활절, 맥추절, 추수감사절, 성탄절과 같은 절기헌금 예산을 주보에 기록하고 광고하는 게 싫다고 합니다. 그리고 헌금을 많이 거두려고 헌금의 종류를 다양하게 만든다고도 합니다. 이렇듯 헌금에 민감한 반응을 보입니다. 더구나 젊은이들은 헌금을 하지 않습니다. 헌금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많으므로 목회자가 헌금생활에 대하여 교육하기가 어렵습니다. 부모님이나 믿음의 선배인 중직자들(안수집사, 권사), 목자목녀들이 본을 보이며 교육하는 게 가장 좋습니다.

주심교회를 개척하고 헌금을 강요하거나 부담을 주는 설교나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헌금이 신앙생활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제가 잘하는 건 아닙니다. 성도들에게 하나님의 은혜와 축복을 받게 하려면 때로 헌신을 요구해야 하는데, 저는 성격상 그걸 못합니다. “사람이 무엇으로 심든지 그대로 거두리라”(6:7)는 말씀처럼 심어야 거둘 수 있습니다. 심지도 않고 거두기만을 바라는 사람이 있다면, 먼저 심도록 교육해야 할 책임이 목회자에게 있음에도 못하니 책망받을 일입니다.

용문에 사시는 이은영 권사님(86)이 오랜만에 교회를 방문했습니다. 주심교회 건축헌금의 마중물이 되는 헌금을 하신 분입니다. 섬기던 교회가 건축을 준비하여 100만 원을 작정하였는데, 40만 원을 헌금하고는 이사를 하였습니다. 나머지 금액을 두고 하나님께 기도하다가 큰 교회보다는 작은 교회에 헌금하라는 감동이 와서 지난번 주심교회에 30만 원을 건축헌금으로 드렸고, 이번에 나머지 금액을 헌금했습니다. 권사님을 차로 모셔다드리면서 은혜로운 간증을 들었습니다. 최근 코로나에서 회복한 후 팥죽과 순대, 어묵이 먹고 싶었는데, 몇천 원이 아까워 참았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아끼고 모은 돈으로 주심교회를 위해 헌금을 하신 겁니다. 성경에 나오는 과부의 두 렙돈과 같은 예물이었습니다. 재정부에서 예산결산보고 할 때 기타헌금이 이런 분들의 헌신으로 드려지는 헌금입니다.

헌금은 액수가 정해진 게 아닙니다. 마음에 감동을 주시는 대로 기쁜 마음으로 하면 됩니다. 헌신은 성도의 마땅한 의무이고, 하나님의 상급과 보상이 주어짐을 믿어야 합니다. 어떤 목사님이 헌금에 대하여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주일헌금은 예수님과 매 주일 만나 식사 대접하는 마음으로 하고, 감사헌금은 감사의 선물하는 마음으로 하고, 절기헌금은 십일조 한 번 더하는 마음으로 하면 된다고 말입니다.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기에 참고삼아 드리는 말씀입니다. 주심가족들은 헌금에 대하여 시험에 들지 말고 하나님께서 주시는 대로 감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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