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심교회/목회자 칼럼

289. 자식 키운 보람이 이런 걸까요?

하마사 2023. 6. 17. 12:33

며칠 동안 베트남 나트랑(나짱)을 다녀왔습니다. 둘째 아들(배승일)이 그곳에 있으면서 여러 번 오라고 하여 아들을 보고 동생도 만날 겸 다녀왔습니다. 동생은 베트남에 거주한 지 20년이 넘었습니다. 국내에서 이랜드그룹 2001아울렛에 근무하다가 베트남으로 스카우트되어 간 이후 지금은 나트랑에 있는 주상복합 쇼핑몰인 골드코스트 책임자로 있으며 동생의 도움으로 아들이 베트남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동생이 다녀가라고 여러 번 얘기했으나, 미루다가 아들을 볼 겸 겸사겸사 다녀왔습니다. 자기가 오라 할 때는 한 번도 안 오더니, 아들이 있으니 온다며 역시 아들이 더 좋은가 보다며 농을 하여 웃었습니다. 주심교회를 개척하기 전에는 개척 준비로 분주하였고, 이후에는 마음의 여유가 없었습니다. 이러다간 어디든 갈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훌쩍 떠났습니다. 여행은 이렇게 훌쩍 떠나야만 가능하고 이런 일 저런 일을 따지면 여행 가방을 꾸릴 수 없습니다. 아내와 둘이서 모처럼 여행하며 아들도 만나고 동생 부부도 만나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무엇보다 아들이 너무나 좋아했습니다. 항공권만 준비하면 모든 걸 책임지겠다더니 정말 숙소와 식사, 교통편, 선물 등 일체 비용을 부담해주었습니다. 물론 동생 부부의 도움이 있었지만요. 아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여러 번 했습니다. 그리고 서울에 도착하여 아들 키운 보람을 느낀 여행이었다라고 카톡을 보냈더니 아빠 엄마가 행복해하는 걸 보고 자기도 너무 행복했다라고 했습니다. 효도하며 행복해하는 자식을 위해서 효도도 받을 줄 알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 어머님은 맛난 음식을 사드리거나 선물을 하려면 자식 돈 많이 쓸까 걱정하여 무조건 괜찮다고 하셔서 서운할 때가 있습니다. 목사 아들에게 부담을 드리지 않으려는 어머님의 마음을 알기에 더욱 애잔한 생각이 들곤 합니다. 저도 어머님의 자식이라 그런지 적은 월급으로 빠듯이 사는 아들이 이것저것 선물하겠다는 걸 한사코 말리면서 어머니를 이해했습니다. 언젠가 편한 마음으로 아들의 선물을 받을 날이 있으리라 기대해봅니다.

삼 남매를 키우느라 힘들 때도 있었으나 어느 정도 자기 자리를 잡아가는 자식들을 보며 보람을 느낍니다. 큰아들은 결혼하여 행복하게 살면서 12월에 손주를 품에 안겨주려 하고, 막내딸은 밝게 자라 내년에 대학 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물론 자식은 평생 애프터 서비스해야 한다지만, 그럴망정 작은 효도에도 감동하는 게 부모의 마음인 듯합니다. 사랑하는 주심가족들 모두가 행복하고, 자식 키운 보람을 누리는 은혜가 있기를 축복하며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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