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심교회/목회자 칼럼

253. 별일도 있습니다.

하마사 2022. 10. 8. 14:05

살면서 좋은 일도 있고 나쁜 일도 있습니다. 은혜광성교회에서 부목사로 오랫동안 섬겼는데, 교회가 아름답게 건축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기뻤습니다. 참으로 오랜 세월 아픔과 기쁨을 함께했던 교회입니다. 박재신 목사님이 주일 저녁예배 설교를 부탁하여 주심교회 담임목사의 신분으로 설교하게 되어 기뻤습니다. 10여 년 동고동락했던 분들을 다시 본다는 설래임도 있고, 한편으로는 미안함도 있습니다. 그 당시 분쟁으로 성도들을 너무 고생시켰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물론 하나님께서 합력하여 선을 이루셔서 최적의 장소에 아름다운 성전을 건축했으니 감사합니다. 큰 교회는 큰 교회대로 할 일이 있고, 작은 교회는 작은 교회에 맡는 일이 있기에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는 일에 협력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좋은 일이 있는 반면에 개인적으로 힘든 일도 있었습니다. 나를 리셋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리셋이란 컴퓨터에서 데이터를 처리하는 기구 전체나 일부를 초기 상태로 되돌리는 일을 말합니다. 나의 부족과 어리석음을 발견하는 시간이었고, 하나님보다 돈을 더 사랑하며 살았음을 회개했습니다. 설교할 때는 돈을 사랑하지 말라고 하면서 정작 나는 돈을 사랑하고 의지했습니다. 그 결과 메신저 피싱을 당해 물질적 손해를 입었습니다. 내가 가진 돈이 내 것이 아님을 깨달았습니다. 내 명의로 된 계좌와 지갑에 돈이 있어도 순식간에 사라질 수 있었습니다. 물론 저의 어리석음과 경솔함으로 생긴 일이지만 값비싼 교훈을 얻었습니다. 부끄럽지만 공개해야 주심가족들도 조심하고 돈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하는 기회가 되기 때문입니다.

눈뜨고 통장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걸 보고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내 것이 아니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지금 누리고 있는 모든 게 내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있을 때 잘해라는 유행어처럼 정말 있을 때 잘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가진 것을 감사하고, 또 누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은행 잔고가 아무리 많은들 쓰지 않으면 내 돈이 아니듯이 가진 걸 감사하고 누리며 살기로 했습니다. 아껴서 결국 메신저 피싱 범인들에게 주었다는 자괴감으로 힘들었지만, 한편으로 나를 비우는 훈련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저와 같은 사람에게 성경은 말씀합니다. “부하려 하는 자들은 시험과 올무와 여러 가지 어리석고 해로운 욕심에 떨어지나니 곧 사람으로 파멸과 멸망에 빠지게 하는 것이라.”(딤전 6:9) 저처럼 부족한 사람에게 해당하는 말씀으로만 그치기를 소원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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