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심교회/목회자 칼럼

226. 이별의 아픔

하마사 2022. 4. 2. 21:43

    오늘은 저희 부부가 결혼한 지 29년째 되는 날입니다. 좋은 아내를 만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젊은 시절에 만나 이제 며느리를 맞이할 나이가 되었으니 세월이 많이 갔습니다. 이처럼 세월이 흘러가면 언젠가 이별의 날이 오겠지요.

    이별은 아쉬움과 슬픔을 동반합니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은 더욱 그러합니다. 지금껏 목회하면서 많은 이별을 경험했습니다. 집을 이사하여 교회를 떠나는 사람, 외국으로 출국하여 떠나는 사람, 교회의 분란으로 떠나는 사람, 목회자와 성도간의 갈등으로 떠나는 사람, 그리고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천국으로 떠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이별을 한 분들입니다. 솔직히 대형교회 부목사 때는 이별이 지금처럼 그렇게 아프지 않았습니다. 많은 사람 중에 소수이거나 내 양이 아니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그때 담임목사님이 자기 양처럼 생각하고 목회하라고 했으나 잘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부모가 되어야 부모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듯이 그 위치에 있지 않으면 잘 모르는 듯합니다.

    주심교회를 개척하고 이별의 경험들이 있습니다. 모두가 제 부덕의 소치이지만 헤어지지 않아도 될 사람들과 이별하기도 했습니다. 목회는 만났다가 헤어지고 또 천국에서 다시 만나는 만남과 이별의 연장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주에 바울목장 목자와 재정부장으로 봉사하던 이선광 목자님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담도암 판정을 받고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중에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고 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심방을 하지 못해 5개월 만에 병원에서 만났는데, 의사소통이 되지 않았으나 그동안 함께 해주고, 도와주어 감사하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평안한 임종을 지켜보았습니다. 참 감사한 분입니다. 주심교회를 개척 초기부터 함께 했고, 재정부장의 책임감으로 한나목장 어르신들을 보며 엘리베이터 있는 건물로 가야 한다며 신축건물을 눈여겨보기도 했습니다. 교회 근처에 살 때는 부부가 한결같이 새벽기도 자리를 지켜주기도 했습니다. 예배시간에 강대상 앞에 헌금함을 들고 섰을 때가 눈에 선합니다. 목사에게 힘이 되었던 분과 이별하는 시간이 야속하고 아쉽습니다. 천국에서 다시 만날 것이라는 확신이 있으나 이 땅에서 함께 해야 할 사명을 남기고 가신 듯하여 허전하고 아픕니다.

    주심가족들과 헤어지지 않으면 좋으련만, 이별은 언젠가 우리를 갈라놓고 맙니다. 임종에서 입관, 발인, 하관, 안장예배까지 집례하며 이별의 인사를 드렸습니다. 장례를 집례하는 동안 함께 한 분들에게 농담처럼 저보다 먼저 천국에 가는 사람의 임종은 제가 지켜줄 것이라고 이야기했는데, 이 땅에서 헤어지지 말고 천국 가는 길까지 함께 하는 목사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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