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심교회/목회자 칼럼

199. 명절 연휴와 후유증

하마사 2021. 9. 25. 13:37

    추석 명절에 가족들을 만났습니다. 저는 41녀의 장남입니다. 여동생은 미국에 살고 둘째 동생은 베트남에서 살고 있습니다. 외국에 사는 두 동생이 있어 명절에 모든 가족이 만나기는 어렵습니다.

    이번 명절에는 베트남에 있는 동생이 와서 오랜만에 함께 시간을 보냈습니다. 윷놀이하고, 싸리지 옛길을 산책하고, 영월 서강에서 동생들과 물고기를 잡았습니다. 야외에서 삼겹살 파티도 했습니다. 동생은 한국에 와서 꼭 해보고 싶었던 것을 했다며 너무나 좋아했습니다. 처가에서도 가족들과 윷놀이하고 맛난 음식을 먹었습니다.

    명절은 만남을 주선하고 이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던 고향을 찾게 하고, 보고 싶던 부모님과 가족을 만나게 해줍니다. 명절에 목사의 무게를 내려놓고 마음껏 놀고, 먹고, 쉬었습니다. 가족은 무장해제를 해주는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연휴가 너무 길면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고향이 좋고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이 좋아도 그래도 지금 사는 집이 최고입니다. 자기 소유의 집이든, 전세든, 월세든 상관없습니다. 집에 돌아오니 마음이 편하고 안정감이 들었습니다. 일상이 좋았습니다. 매일 반복되는 생활이지만 그 생활이 감사고 행복이었습니다.

    매일 명절처럼 살라면 못 살 것 같습니다. 명절이 끝나고 다음 날 새벽기도와 119기도를 인도해야 하는데 하기 싫었습니다. 놀면 더 놀고 싶고, 더 편하고 싶어 하는 제 모습을 보면서 교인들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교회에서 예배드리기보다 영상으로 예배드리는 것이 편하고, 주일예배를 한 번 빠지면 두 번 빠지고 싶어지고, 말씀과 기도생활도 듬성듬성 빼먹으면 꾀가 생기고 하기 싫어지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목사도 똑같습니다. 며칠 쉬면서 생활의 리듬이 깨어지니 일상으로 돌아오는 데 시간이 걸렸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마치 명절 후유증을 만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상으로 돌아오는 데 시간이 걸리게 하고 신앙생활의 리듬을 깨뜨립니다. 교회 중심으로 생각하고 살았던 우리의 삶의 방식을 바꾸고 있습니다. 이런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신앙생활이 일상이 되도록 예배, 말씀, 기도생활에 더욱 힘써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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