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심교회/목회자 칼럼

144. 또 영상예배라니.

하마사 2020. 8. 22. 12:11

    정부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시행으로 대면 예배가 금지되어 이번 주일부터 또 영상예배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31일부터 6주간 가정에서 영상예배를 드리다가 412(부활절)부터 교회에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비록 삶공부와 목장모임을 하지 못하고 식사도 못 했지만, 그래도 교회에서 얼굴을 만나는 기쁨이 있었습니다.

    이제 다시 영상예배를 드려야 합니다. 과거의 경험이 있어 처음보다는 충격이 덜하지만, 교회에서 드리는 예배와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그동안도 소그룹 모임과 식사를 하지 못해 아쉬웠는데, 이제는 주일예배마저 교회에서 드리지 못하니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그런데 코로나 사태가 언제까지 갈지 모른다는 것이 더 난감합니다. 확진자가 늘어날 때마다 정부방침에 따라 영상예배로 전환해야 하는 일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 이처럼 신앙생활을 한다면 교회는 점점 힘을 잃게 될 것입니다. 더구나 개척교회와 작은 교회는 존폐위기에 놓일 것입니다.

    이번 기회에 신앙생활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하겠지만, 개신교 특유의 정체성이 혼란을 겪을 수 있습니다. 개신교는 천주교처럼 교황청 중심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지 않고 개교회 중심으로 운영됩니다. 교단과 총회가 있으나 교인들의 의사결정으로 자율적으로 운영합니다. 교회연합기구가 여러 기구로 나뉘어 있고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다 보니 천주교와 불교 등 다른 종교와 달리 교회와 교인 숫자가 많아도 정부에서 만만히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통일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행동을 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역사적 배경을 알면 오늘날 한국교회의 모습이 이해가 됩니다. 교회의 연합과 일치가 더욱 절실함을 깨닫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또다시 영상예배를 드려야 합니다. 저도 조금은 익숙해졌으나 여전히 불편합니다. 소그룹 모임은 물론이고 수요기도회와 새벽기도회도 교회에서 드리지 못합니다. 이 시기를 잘 이겨내야 합니다. 개인의 믿음을 스스로 지켜야 하는 시절이 왔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영상예배만으로 신앙을 지키기란 힘듭니다. 성경을 읽고 기도하는 개인의 경건생활에 힘써야 할 때입니다. 그것이 영적으로 버티면서 살아가는 길입니다. 교회에서 자유롭게 예배드리며 함께 웃을 날을 소망하며 기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