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노출/삶자락이야기

화장실 등을 교체하며

하마사 2019. 11. 19. 08:12

개척교회 목사는 맥가이버처럼 만능이어야 한다.

프린터가 고장나서 수리하다가 손에 잉크가 묻고, 의자를 수리하고, 등도 교체해야 한다.

컴퓨터도 알아야 하고 앰프도 어느 정도 알아야 한다.

전기시설도 볼 줄 알아야 하고 때로는 주방에서 라면도 끓여먹고 설거지도 해야 한다.

교회 화장실 등이 고장나서 교체하려 했지만 방법을 몰라 2주간을 방치했다.

주일에 건축업을 하는 분을 통해 방법을 알았다.

교체하려면 등을 떼야 하는데 도무지 알 수 없어 고민했다.

나사가 있는 곳을 알면 나사를 풀면 되는데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결국 나사를 감추는 작은 캡이 있었는데 그것을 몰랐다.

너무나 간단한 것이었지만 모르니 답답할 뿐이었다.

어제 드디어 등을 떼고 전파사에서 같은 등을 사서 교체를 했다.

한데, 간단한 작업이었지만 너무나 많은 시간이 걸렸다.

누가 등을 잡아주면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데, 혼자하려니 힘들었다.

어렵게 작업을 마쳐서 환하게 불이 켜지는 것을 보면서 흐뭇했다.

간단한 일이지만 역시 전문가가 필요함을 절감했다.

하나씩 배우며 알아간다.

이렇게 하다보면 정말 맥가이버처럼 될 수도 있겠다.

등을 교체하면서 느낀 것이 있다.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그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을 존중해주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너무나 하찮게 보이는 일인데도 두 주간을 방치했고, 등을 사와서 교체하는데도 엄청난 시간이 소요되었으니 말이다.

서로 협력하고 인정하며 살아야 하는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