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가족들에게 생일선물을 받았다.
내가 벌써 50대 중반이라니...
얼마 있으면 며느리도 보고 손주도 안아 볼 수 있겠다.
세월이 이렇게 간다니.
지은이가 어릴 때 사진을 보고 있어 옆에서 힐끔 쳐다보았더니 그 때는 나와 아내가 상큼하고 젊었었다.
가는 세월을 어찌 막겠는가.
요즘은 염색을 하지 않았더니 만나는 사람들마다 의아해 한다.
개척교회를 하더니 힘들어서 그러냐고 농담반 진담반 묻기도 한다.
부목사 때는 담임목사님을 배려하여 예의상 염색을 했다.
이제는 내 본 모습을 보여도 된다고 생각하여 흰머리를 드러내고 산다.
담임목사가 젊게 보여야 젊은 교인들이 온다는 이야기도 하지만 있는 모습 그대로 보여주며 살고 싶다.
내 머리색깔을 보고 오는 교인들이라면 머리 색깔이 변하면 떠나지않을까.
그들을 위해 염색하며 살고 싶지는 않다.
지금은 내가 보아도 보기 싫다.
흰머리가 보기 좋게 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 염색한 부분이 갈색으로 변하여 어울리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 흰머리도 익숙해지고 보기 좋게 될 것이다.
흰머리 목사로 이미지 메이킹을 하면 된다.
아내와 딸도 염색을 하라고 한다.
버텨보자.
며칠 전 생일을 맞이하여 아내가 선물을 해주었다.
겨울에 테니스 칠 때 입을 수 있는 운동복인데 마음에 들었다.
큰 아들은 일본 여행 중이라 다녀오면서 선물을 한다고 했고,
군대에 있는 둘째 아들은 시계선물을 해주었다.
막내 딸 지은이는 봉투를 주었다.
올해는 봉투에 편지가 없어 서운했다.
돈보다 글씨로 쓴 편지가 더 좋은데.
그래도 너무 감사하다.
해마다 맞는 생일지만 가족들이 챙겨주는 선물과 마음이 감동이다.
아이들을 키운 보람이 있다.
돈으로 따지면 얼마 되지 않고 내 돈으로 살 수 있지만 기억해주고 감사를 표현해주는 것이 고맙다.
머리색깔 만큼 나이가 들어가고 있는 것이 실감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