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가쁘게 달려온 시간이다.
두 교회 일을 하고 있다.
지금 섬기는 은혜광성교회와 개척을 준비하는 주심교회 일을.
더구나 임직자 선출과 교구개편을 한꺼번에 하고 있어 더 바쁘다.
내일이면 공동의회를 통해 장로, 집사, 권사님들이 선출된다.
교회 사정으로 여러 해 동안 임직식을 못해 대상자가 많다.
20명의 장로님을 세우고자 하는데 몇 명이 선출될지 모르겠다.
25일에 새로운 교구장이 발표되고 새로운 교구모임을 갖기 시작한다.
나는 다음 주부터는 교구를 맡지 않는 자유인이 된다.
약 16년 동안 교구장으로 섬겨왔으니 시원섭섭하다.
짐을 벗는 것은 시원하지만 정들었던 식구들과 헤어지는 것은 섭섭하다.
정이 많이 들었다.
장례가 났을 때는 스타렉스를 타고 전국을 누비며 밤낮으로 함께 했다.
처음에는 운전에 대한 부담이 없다가 갈수록 먼 지방을 갈 때면 겁이 났다.
그만큼 세월이 흘렀다.
많은 추억들이 있다.
구역회 위로회가 생각난다.
제주도 여행은 아직도 많은 분들이 잊지를 못한다.
날씨도 좋았고 여행코스와 프로그램도 좋았다며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진행을 담당했던 사람으로 보람을 느낀다.
많은 시간을 함께 했던 식구들의 모습이 스쳐간다.
헤어진다고 하니 눈시울을 붉히는 사람도 있었다.
두 달이나 남았지만 벌써 이별 분위기다.
교구개편으로 송별회 일정도 잡았다.
아쉬워하는 이별이 될 수 있어 감사하다.
멀리 떠나는 사람처럼 대한다.
기억나는 분들, 잊지 못할 분들이 있다.
평생을 두고 고마워해야 할 분들이다.
힘들고 외로울 때 함께 해주었던 분들, 부족하지만 주의 종으로 인정하고 순종해주었던 분들, 나를 위해 기도해주신다던 할머니 권사님들, 사랑의 선물을 몰래 건네주었던 분들, 교회개척을 결정했을 때 잘 했다고 하며 격려해주신 분들, 개척교회를 위해 써달라고 귀한 물질을 손에 쥐어주신 분들, 개척교회에 관심을 가지고 물어보시는 분들, 자기 아들처럼 마음을 다해 도와주시는 분들, 너무 너무 고마운 분들이다.
그동안 사랑을 먹고 살았음을 실감한다.
이런 분들의 사랑을 생각하면 감사의 눈물이 맺힌다.
서서히 이별의 시간이 다가온다.
만나면 헤어지는 것이 세상의 이치지만 고마운 분들의 마음과는 헤어지고 싶지 않다.
좋은 분들을 만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