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를 하고 다음날 집을 갈 일이 있어 교회에서 나갔다.
무의식적으로 전에 살던 집으로 운전대가 향하고 있었다.
한참을 가다가 깨달았다.
습관이었다.
아끼는 애마가 김유신장군을 습관대로 술집으로 데려갔을 때 애마의 목을 칼로 쳤다는 이야기가 생각났다.
습관이 무섭다.
좋은 습관을 이어가고 잘못된 습관을 고치기가 어렵다.
어제 저녁에는 청계산기도원을 다녀왔다.
심야기도회를 마치고 매주 금요일 청계산기도원에서 기도하는 시내산선교회 회원들과 함께 기도하기 위해서다.
어김없이 기도하는 목사님들과 사모님들이 반겨주었다.
기도의 습관을 따라 사는 귀한 분들이다.
어떻게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
좋은 습관 때문이다.
예수님도 습관을 따라 감람산에 가셨다고 성경은 말한다.
감람산에서 기도하는 습관을 가지셨던 예수님이셨다.
무의식적으로 옛집을 향하던 자동차 운전자처럼 습관은 우리의 생활을 지배하고 있다.
나는 어떤 습관을 가지고 있는지를 돌아본다.
나도 모른 체 그냥 해오고 있는 일들은 없는지.
신학교 시절 기도하는 훈련을 한 것이 참 감사하다.
매주 금요일 기도원에서 철야기도하며 쌓았던 습관이 지금까지 나를 버티게 한다.
힘들 때면 그 때를 생각한다.
순수하던 신학생의 기도가 하나님께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있을까?
개척교회를 하면 기도하는 목사가 될 생각이다.
특별히 잘하는 것이 없다.
개척을 준비하며 여러 친구들의 조언을 들었다.
여러 가지를 하려고 하지 말고 잘하는 것을 집중하여 하라고 했다.
맞는 말이었다.
잘하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보았다.
설교, 교육, 성경공부, 전도, 찬양 등 목사에게 필요한 요소들 중에 내세울 것이 없다.
청산유수 같은 말솜씨를 뽐내는 기도는 못하지만 진실하게 하나님 앞에 무릎 꿇는 기도는 할 수 있다.
하나님과 대화하는 기도는 많이 할 수 있다.
주심교회를 개척하면 성전에서 기도를 많이 하는 목사가 되려한다.
기도 많이 하는 목사로 살면서 하나님을 의지하며 나아갈 것이다.
좋은 습관을 따라 기도하는 목사가 되고 싶다.
주심교회 교인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을 불러가며 기도하는 목사,
사람들의 이름을 메모하고 그 이름을 일일이 불러가며 하나님께 기도하는 목사,
세계복음화, 나라와 민족, 북한 동포, 한국교회, 신학교, 주심교회를 위해 간절히 기도하는 목사가 되려 한다.
기도하는 습관을 따라 삶이 기도가 되는 목사가 되고 싶다.
주심교회 인테리어 공사가 진행 중이다.
공사가 끝나면 아내와 둘이서 기도로 시작할 것이다.
잘 하는 것이 없는 목사가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인 기도로 하나님께 나아갈 것이다.
“여호와께서는 자기에게 간구하는 모든 자 곧 진실하게 간구하는 모든 자에게 가까이 하시는도다. 그는 자기를 경외하는 자들의 소원을 이루시며 또 그들의 부르짖음을 들으사 구원하시리로다.”(시 145:18~19)
어제 밤에 청계산기도원에서 주신 하나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네가 큰 일을 행하겠고 반드시 승리를 얻으리라”(삼상 26:25)
사울이 다윗을 축복하면서 했던 말이었다.
크신 하나님이 함께 하시면 큰 일이 된다고 했다.
크신 하나님을 모시고 기도로 하나님의 능력을 행하고 승리하는 목사가 되기를 소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