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옷가게를 하는 김 권사님을 심방했다.
30년 가까이 한 장소에서 할머니들의 옷을 판매한다.
올해 76세이니 꽤나 오랫동안 장사를 했다.
일주일에 한 번 도매시장에서 야간 장을 보면서 남편과 두 분이 생활한다.
자녀들은 이제 그만하라지만 용돈을 타 쓰는 것이 부담된다며 고집을 피워왔다.
늘 웃으면서 손님들을 편하게 대하는 권사님이다.
심방하면 자신의 수고는 아랑곳하지 않고 언제나 목사를 먼저 생각한다.
얼마나 수고가 많으냐며 덥석 손을 잡고 반갑게 맞아준다.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고 구역장과 가게를 나왔다.
식사시간이 일렀지만 한사코 옆집 식당으로 손을 끈다.
회덮밥을 시켰더니 너무 싸다며 초밥을 추가로 주문하고 계산했다.
식사 후 감사인사를 했더니 과일상점으로 끌어 딸기까지 사주었다.
넉넉한 분이면 부담이 덜한데......
정으로 주시는 것을 마다할 수도 없고.
거기에 할 술 더 떠 자주 들리라고 한다.
귀한 마음과 선물을 받았다.
목사의 심방이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가 있어야 했는데.
나에게는 너무나 값진 만남이었지만 김 권사님에게는 어떨지?
주님의 이름으로 기쁘게 심방을 받는 권사님께 나는 걸맞은 목사일까?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로 넘어가는 목사이다.
정이 있는 김 권사님 같은 분들이 참 많다.
살아가면서 잊지 못할 감사한 분들이다.
주님 때문에 섬김 받으면서 착각하면 큰일이다.
예수님을 등에 태웠던 나귀 새끼가 자기 때문에 환영받는다고 착각하듯이.
김 권사님에게 받은 사랑을 다른 사람에게 돌려드리는 정이 있는 목사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