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5월에 저희 부부를 초청하여 식사대접을 하는 분이 있다.
아마도 스승의 날을 전후하여 섬기려는 마음인 듯하다.
6월이라 금년에는 늦었다며 미안해했다.
식사 대접을 받아도 넉넉한 분이면 마음 편히 식사할 수 있지만, 형편이 어려운 분의 대접을 받을 때면 죄송해서 몸 둘 바를 모른다.
대접하는 그 마음을 생각하면 너무나 감사하지만 식사비용을 준비하기 위해 노력한 수고를 생각하면 마음이 찡하다.
더구나 공공근로를 하여 모은 돈으로 식사 한 끼를 대접받는 마음이란.
그 분은 연로하신 공공근로자였다.
사양하면 오히려 상처가 될까 흔쾌히 응했지만 너무 죄송했다.
하지만 대접하는 그분은 기뻐하셨다.
식사 한 끼를 어떻게 먹든 중요하지 않다.
어디에서 어떤 메뉴를 먹든지 상관없다.
더구나 나처럼 식사를 잘하는 사람이야 더욱 그렇다.
하지만 어떤 마음으로 대접을 하고 받느냐는 중요하다.
식당의 분위기와 가격도 생각하지만, 사랑의 마음이 담긴 음식이면 그것보다 값진 것이 없다.
공공근로자에게 대접받은 한 끼의 점심은 호텔뷔페의 맛난 음식보다 더 귀하고 값비싼 식사였다.
그래서인지 음식을 많이 먹고 배탈이 나서 배는 실속이 없었지만, 마음은 맛깔나고 푸근하여 여러 끼를 걸러도 될 듯 했다.
하나님은 나에게서 어떤 대접을 받고 싶어 하실까?
이런 작지만 아름다운 마음이 아닐까?
값진 대접을 받고 무겁고도 기쁜 마음을 동시에 느꼈던 한 끼의 식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