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의 꼭대기에 오를 때마다 난 영화 주인공이 된 느낌이다.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이나 ‘킹콩’의 주인공이 생각난다. 두 영화의 주인공들은 102층 건물의 꼭대기에서 사랑하는 여인과 재회한다. 102층짜리 이 건물은 신앙의 자유를 찾아 미지의 땅을 밟은 102명의 청교도 신자를 상징한다. 그들이 유럽에서 가져온 씨앗이 싹을 내지 못하자 보다 못한 원주민들이 옥수수 씨앗을 나눠줬다. 그들은 그 씨앗으로 신대륙에서 첫 수확을 얻는다. 그리고 단에 옥수수를 올려놓고 추수감사예배를 드렸다.
“하나님 드릴 것이 옥수수밖에 없어 죄송합니다.” 이렇게 기도할 때 칠면조가 지나갔다. 청교도들은 칠면조를 잡아 배부르게 먹었다. 청교도들의 후손인 미국인들은 하나님의 은혜를 계속 기억하기 위해 추수감사절마다 칠면조를 먹는다.
추석이다. 자녀의 성적이 잘 나오고 돈을 많이 벌어서, 바라던 일이 잘돼서 감사하다 보면 그런 일이 없는 날엔 감사할 이유가 없게 된다. 하나님께서 우리가 바라는 것들이 실재가 되도록 응답해주실 것을 믿고 미리 감사하자.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에 올라가는 영화 속 주인공처럼….
한별 총장(순복음대학원대학교)
-국민일보 겨자씨. 2015/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