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철이 시작됐습니다. 휴가란 한자로 ‘쉴 휴(休)’에 ‘겨를 가(暇)’자를 쓰는데 ‘짬을 내 쉬면서 기력을 회복한다’는 뜻입니다.
인간의 삶은 노동과 쉼의 반복으로 이뤄집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이 같은 삶의 패턴은 언제나 존재해왔습니다. 하지만 노동과 쉼의 형태는 역사와 환경에 따라 다르게 나타납니다. 휴가는 인간의 노동이 통제되고 출퇴근의 형태로 규제되기 시작한 산업사회에서 등장한 새로운 제도입니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한국사회에서는 휴가라는 말 자체가 생소했습니다. 지금처럼 휴가가 보편화된 것은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조직에 매어 있는 사회가 됐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휴가의 본질은 쉼에 있습니다. 휴식은 하나님도 하셨던 거룩한 행위입니다. 창세기에 보면 하나님께서는 6일 동안 천지를 창조하시고, 7일째에 쉬셨습니다. 쉼은 그 자체로도 중요하지만 쉼을 통해 우리의 생각과 행동이 새로워지기 때문에 창조와도 연결돼 있습니다.
특별히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서 휴가는 육체의 휴식일 뿐만 아니라 영혼의 휴식을 의미합니다. 생명과 자유를 주신 하나님을 기억하고 감사하는 시간을 갖게 하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나를 찾는 시간, 가족과 사랑을 확인하는 시간, 자연과 호흡하는 시간, 그리고 하나님을 만나는 거룩한 시간으로 휴가를 보내시기 바랍니다.
이인선 목사(열림교회)
-국민일보 겨자씨, 2015/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