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노출/삶자락이야기

이런 날도 온다.

하마사 2015. 5. 29. 17:52

'오래 살고 볼 일이다'라는 말이 있다.

생각지 않게 좋은 일을 당했을 때 하는 말이다.

나도 그런 일을 만났다.

어떤 분으로부터 맛있는 식사대접을 받았다.

과거에 술주정을 받아주었던 분이다.

늦은 시간에 전화하여 삶의 어려움을 하소연하기도 했다.

술자리에 앉아 술 시중을 들며 맞장구를 쳐 줄 때도 있었다.

자신의 잘못은 생각지 않고 교회 출석하는 아내에 대한 불만을 늘어놓기도 했다.

술이 그렇게 만들었다.

주정받이를 하기 힘들었지만 그냥 받아주었다.

직장이 없던 그분이 취직하여 받은 봉급으로 식사대접을 하면서 기뻐했다.

그 때 자기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며 너털웃음을 터트리면서.

기분좋은 식사였다.

사람을 기다려준 보람이 있었다.

이런 분을 만나면 또 다른 기다림을 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성경에 나오는 탕자의 아버지가 이 마음으로 아들을 기다렸을 것이다.

하나님 아버지가 오늘도 이 마음으로 죄인을 기다리고 계신다.  

'자기노출 > 삶자락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맡기는 능력  (0) 2015.06.10
늘어지는 시간  (0) 2015.05.31
같은 눈인데  (0) 2015.05.26
닭과의 전투  (0) 2015.05.22
엄마의 밥상  (0) 2015.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