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노출/삶자락이야기

같은 눈인데

하마사 2015. 5. 26. 16:56

어제 전교인운동회가 있었다.

하남종합운동장에서 온 교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운동과 레크리에이션으로 하나가 되었고,

각자의 자리에서 섬겨주신 분들로 인해 은혜롭게 마쳤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내가 속한 교구가 우승을 했다.

기분이 좋았다.

승패를 떠난 축제의 마당이지만 이기면 좋으니 승부근성은 고질병인 듯하다.

점심식사를 한 후에 교회학교 발표회가 있었다.

부서별로 장기자랑을 하는 순서였다.

유아부와 영아부, 유치부 꼬마들의 순서는 모두의 웃음을 자아냈다.

부모들은 재롱둥이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느라 분주했다.

나도 딸이 나오는 순서가 되자 바빠졌다.

4학년부가 발표를 하는데 많은 아이들 중에 왜 딸에게 시선이 집중되는지?

분명 같은 장소를 응시하는데 딸이 더 크게 잘 보였다.

눈도 모순이 있다.

같은 곳을 보고 있어도 서로의 관심에 따라 달리 보이기 때문이다.

사랑이 눈을 멀게 한다는 말이 맞는 듯하다.

눈으로 보았다고 해도 믿을 것이 못된다.

법정에서 증인의 진술이 사실관계를 증명하는 중요한 자료가 되지만 이것도 확실하지 않을 수 있다.

같은 눈이라도 관심이 있거나 보고 싶은 것만 보려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시편 121:1절에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까”라는 시인의 독백과 함께 “나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서로다” 라는 대답이 나온다.

눈으로 산을 보았다고 모두가 이런 답을 얻을 수는 없다.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을 보는 사람이 있고, 보이는 것을 보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시력이 좋지 않아 안경을 꼈지만,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영안이 밝은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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