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주간이다.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죽으신 것을 기념하는 절기이다.
인류의 죄를 위해 물과 피를 흘려주신 사랑.
그 사랑을 본받아 살아야 할 그리스도인.
하지만 생각과 말로만 사랑을 흉내낼 뿐이다.
그리스도인은 세상에서 손해 볼 각오를 해야 한다.
정신적인 손해, 물질적인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한데, 교회는 세상에 동화되어 간다.
희생하지 않고 믿음생활 하려 한다.
신앙생활도 액세서리처럼 되어 간다.
이력서에 종교란을 메워주는 정도랄까?
너무 비관적인가?
세상적 가치에 함몰되는 나를 본다.
교회와 성도들을 위한다면서 결국 나를 위한 것은 아닌지...
고난주간에 예수님의 수난을 생각하면 너무 사치스런 목회를 하고 있다.
다소 어렵지만 이 정도는 호강이다.
한국교회가 하강곡선을 그리면서 침체기에 빠졌다.
신학교와 신학생들의 숫자는 증가했는데 왜 내리막길을 걷고 있을까?
원인이 무엇일까?
십자가를 거부하고 부활의 영광만 찾기 때문이다.
희생하지 않고 예수님을 믿으려 한다.
예수님의 목회는 성공적이었나?
쉼 없이 전도와 교육, 봉사를 하셨지만 돌아온 건 배신과 십자가였다.
3년 동안 동거동락하며 가르쳤던 제자들은 십자가를 앞두고 모두 도망쳤다.
철저히 실패한 목회였다.
인간적으로 얼마나 허무하셨을까?
부활하신 후 다시 제자들의 얼굴을 보고 싶으셨을까?
그래도 그들을 찾아가 다시 사랑하셨던 주님,
사순절에 십자가를 묵상한다.
나에게 주어진 십자가,
주님을 위해 지고가야할 십자가.
묵묵히 져야하지만 자꾸만 딴 생각이 든다.
머리속에 불평의 언어도 둥지를 튼다.
내려놓고 싶을 때도 있다.
나만 더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있는 듯도 하다.
휴~~ 얼마까지 왔나?
돌아보면 꽤나 온듯 한데 골고다 언덕은 아직도 잘 보이지 않는다.
십자가에 못 박혀야 고통이 끝나겠지.
내 자아를 못 박아야 고민도 멈출텐데.
이런 고통 후에 찾아오는 부활이기에 더욱 영광스럽고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