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노출/삶자락이야기

아들의 재수생활

하마사 2015. 3. 6. 23:19

둘째 아들이 대학입시에 낙방하여 재수를 시작했다.

여섯 군데의 대학 수시모집에 지원했으나 모두 실패하고

두개의 대학 정시모집에 응시했으나 또 실패,

무려 여덟 번이나 낙방의 쓴 맛을 보았다.

처음 합격자 발표가 났을 때는 담담했다.

더 좋은 학교에 입학하기 위함이라고 위안을 삼았다.

하지만 발표가 날 때마다 불합격이란 소리를 듣게 되니 왠지 마음이 달라졌다.

재수하지 않고 합격하기를 소원하며 기도했었다.

가정의 형편을 생각하면 재수가 어렵기 때문이다.

더구나 체육교육학과를 지망하여 실기시험을 치러야 했다.

체육학원비가 만만치 않아 동생에게 차용하여 학원비를 등록했다.

하지만 허벅지 부상을 당해 실기시험을 제대로 치르지 못해 재수를 할 수 밖에 없었다.

하나님은 왜 실패의 길을 걷게 하셨을까?

아내와 함께 열심히 기도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여러 환경을 고려할 때 합격했으면 가장 좋았을텐데.

아들 역시도 그렇고.

지금은 이해되지 않지만 하나님의 계획이 있을 것이다.

훗날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의 뜻을 알게 될 때가 있으리라.

아들의 재수는 우리 가정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가족들이 초긴축재정으로 살아야 한다.

다행히 큰 아들이 군대를 갔으니 그나마 감사하다.

딸이 피아노학원을 일년동안 쉬기로 했다.

빨리 피아노를 배워 아빠가 교회를 개척하면 반주를 한다고 했는데...

영어학원도 쉬라 했다.

딸이 오빠를 위해 일년동안 희생하게 생겼다.

한데, 지은이는 우리집이 그렇게 가난하게 되었느냐고 질문한다.

아들이 재수하는 동안은 온 가족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

금년에 합격하였으면 이런 고생을 하지 않아도 되었는데...

하나님이 우리 가정에 어떤 것을 주시려는지...

그제부터 아들은 학원에 등록하고 재수생활을 시작했다.

그동안 친구들과 신나게 놀았다.

원없이 놀도록 했다.

한동안 책상에 앉아 있는 것이 갑갑하겠지만 잘 견딜 것이다.

비록 일년 늦어지기는 해도 인생에서 더 중요한 것을 얻는 기회가 될 것이다.

실패가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

아들의 실패가 후에 더 큰 성공을 가져오는 밑거름이 되리라 확신하기 때문이다.

잘 해내리라 믿는다.

이후에 주어질 결과를 감사하며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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