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노출/삶자락이야기

목사의 설움

하마사 2014. 11. 27. 18:52

목사로 살면서 행복할 때가 많다.

직장생활을 멈추고 신학교에 입학하여 목회자의 길을 걸어 온지도 20년이 된다.

어릴 때 서원했던 목사가 되었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직업으로 삼고 사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자기의 꿈을 성취하며 사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마지못해 일터로 나가는 사람에 비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생업을 이어가는 사람은 얼마나 복된 사람인가.

하지만 목사로 살면서 어려움도 있다.

사회적인 명예가 실추되면서 목사의 권위도 떨어졌다.

먼저는 목회자의 책임이고 둘째는 기독교인들의 책임이다.

손가락질 당할 일을 했기 때문이다.

한 사람이 잘못하면 한국교회 전체가 욕을 먹는다.

이런 분위기에서 목사로 살 때 곤란한 일을 겪기도 한다.

최근에 스마트폰에 밴드라는 것이 생겨 서로 쉽게 교제할 수 있는 이로운 점이 있다.

나도 여러 밴드에 가입하여 활동한다.

가족밴드, 동창회밴드, 군대밴드, 회사 입사동기회밴드, 신학교동기회밴드, 동아리밴드, 테니스동호회밴드, 고향교회밴드, 교회밴드 등 엄청 많다.

열심히 활동하는 밴드도 있지만,

가입하고 활동하지 않는 밴드도 여럿 있다.

아침마다 어떤 목사님이 밴드에 올려주는 은혜로운 성구를 여러 곳에 퍼 나르기 했다.

한데, 동창회 밴드에서 반대가 있었다.

종교나 정치 이야기를 하지 말자는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이 있었고, 많은 사람이 호응하는 분위기였다.

일상이 교회와 관련되었으니 종교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는 생각에 순간 화가 났다.

목사는 밴드에서 활동하지 말라는 의미로 들렸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는 아니겠지만 목사의 설움이 느껴졌다.

간단한 성구를 올리고 신앙인 친구들 상호간에 댓글을 다는 것이 거부감을 준다니.

신앙인이 설 자리를 점점 잃어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목사라는 신분을 아는 친구조차도 교회를 이해하지 않으려는 세태가 되었음을 실감 했다.

한국교회가 해야 할 일들이 점점 많아진다.

교회와 목사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과 거부감을 해소하려면 감동을 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행함 있는 신앙생활을 해야 한다.

주변사람이 칭찬할 수 있는 언행일치와 감동을 주는 삶 말이다.

교회직분을 서로 불러가면서 공공장소에서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동을 삼가야 한다.

먼저 나 자신을 돌아보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목사의 설움을 경험했지만, 밴드에 와서 설교를 올려달라고 할 날이 오기를 기대하며 작은 것부터 실천하는 목사가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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