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노출/삶자락이야기

가려움증

하마사 2013. 8. 20. 18:43

 

불면증으로 시달리는 어떤 분의 고통을 들었다.

본인이 겪어보지 않으면 잘 이해하지 못한다.

동변상련이란 말이 있지 않는가.

머리를 대면 자는 사람이 불면증으로 고통 받는 사람을 이해할 수 없다.

한데, 몇 일전에 밤새도록 잠을 자지 못하는 고통을 당했다.

교회행사를 하면서 저녁식사로 오리로스와 삼겹살을 먹었다.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머리가 가렵기 시작했다.

땀이 나서 그러려니 했다.

집에 와 보니 온 몸에 붉은 반점이 생겼고 가려웠다.

샤워를 하고 냉찜질도 해 보았지만 그 때 뿐이었다.

아내와 딸이 냉장고에 있는 얼음으로 정성스레 찜질을 해주었다.

아들들은 관심도 없는 듯 했다.

딸이 없으면 큰 일 날 뻔 했다.

밤새도록 뒤척이며 가려움증으로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불면증의 고통을 실감했다.

알러지로 인해 생긴 가려움증이었다.

아내와 딸도 지쳐 잠이 들었고 홀로 거실을 서성거렸다.

토요일 밤이라 애매했다.

약국과 병원 응급실로 가는 것도 생각해보았지만 참기로 했다.

가려움증으로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고 주일을 맞았다.

온 몸은 반점으로 엉망이었다.

다행이 보이는 부분은 멀쩡하여 감사했다.

월요일 아침 일찍 피부과를 가서 주사를 맞고 약을 처방받아 복용했다.

살아나는 듯 했다.

가려움이 이렇게 고통을 주다니.

사람을 죽음으로 내몰지는 않지만 죽을 정도로 고통스럽게 하는 병이었다.

긁어도 가려우니.

이제는 많이 회복되었다.

두 번의 주사와 약복용으로 잡혔다.

무엇보다 잠을 잘 수 있으니 감사하다.

가려움증처럼 사람을 힘들게 하는 병이 있다.

인생의 가려움증도 이렇지 않을까?

내 힘으로 해결하려 열심히 긁지만 몸은 상하고 더 가려워지는 고통만 증가시킨다.

병원을 찾으면 쉽게 해결되듯이

만병의 의사되시는 예수님께 호소하면 인생의 가려움증을 치료할 합당한 처방을 내려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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