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절은 언제나 마음을 설레게 한다.
기다리는 부모님과 가족들, 고향의 푸근함 때문이다.
주일저녁예배를 드리고 짐을 챙겨 출발했다.
씽씽 달렸다.
교통이 원활하여 고향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더욱 가벼웠다.
고향에 도착하니 밤 11시가 넘었다.
환하게 불을 밝히고 기다리시던 부모님과 동생 가족들의 영접을 받았다.
선물꾸러미들을 풀었다.
푸근한 정이 담겨 있었다.
부모님께 세배를 드렸다.
인사를 받기 무섭게 어머님은 부엌에서 무언가를 챙기셨다.
재래식 가마솥에서 만든 두부와 도토리묵을 주셨다.
따끈한 두부에 양념간장을 얹어 입에 넣으니 세상을 얻은 듯 하다.
어머님의 손맛을 기대하며 위를 비우고 간 보람이 있었다.
맛나게 먹는 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행복해하신다.
어머님의 넉넉한 마음이다.
이런 부모님이 계셔서 감사하고 행복하다.
힘드시겠지만, 명절마다 아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장만하신다.
외국에 나가 있는 삼남매의 이름을 부르며 울먹이시는 부모님의 애잔한 기도소리를 듣는 것도 명절의 한 풍경이 되었다.
잠깐 만났다 헤어지는 아쉬움이 더 크시지만 그래도 못난 아들을 보면 좋아하신다.
떠나 올 때는 바리바리 짐을 싸 주신다.
조금만 더 가져가라며 보자기가 찢어질정도로 더 주지 못해 안달하신다.
부모님의 사랑을 무엇으로 보답할 수 있을까?
건강하게 오랫동안 사셔서 부모님이 계신 명절을 오래오래 지속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