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기타자료

나로호 발사 성공 디딤돌로 '宇宙 선진국' 가자

하마사 2013. 1. 31. 16:06

한국의 첫 우주 발사체인 나로호가 30일 오후 4시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돼 9분 만에 나로과학위성을 고도 300㎞의 지구 궤도에 올려놓았다. 이로써 한국은 세계에서 우주로켓 발사에 성공한 11번째 국가가 됐다. 두 차례 발사 실패 등 숱한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2002년 나로호 사업이 시작된 지 11년 만에 한국이 우주로 가는 길을 열었다.

나로호의 도전이 잇따라 무산되고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로켓 발사에 성공하면서 아쉬움과 불안감을 떨쳐버리지 못했던 국민도 이런 느낌을 후련하게 날려버렸다. 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를 비롯해 나로호 사업에 참여한 과학자와 기술자들이 느꼈을 감격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일부 연구원은 나로호 사업에 골몰하면서 공황장애 진단을 받고 신경안정제를 복용할 정도로 스트레스와 중압감(重壓感)에 시달려왔다. 이 과학자·기술자들의 노고와 헌신, 마음고생에 아낌없는 위로와 격려를 보낸다.

나로호 성공으로 한국은 우주를 향한 첫발을 내디뎠다. 그러나 앞으로 갈 길은 멀다. 이번 나로호 발사로 한국이 스페이스 클럽(space club) 정식 회원국이 됐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나로호 개발 과정에서 우리는 상단 고체로켓과 발사장 기술, 발사체 운영 노하우 등을 습득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1단 액체로켓 기술은 확보하지 못했다.

나로호 발사가 잇따라 실패하는 동안 북한은 작년 12월 은하3호 발사에 성공해 우주로켓을 쏘아 올릴 있는 기술력을 세계에 과시했다. 우주 발사체 기술에서 우리는 북한에 10년 정도 뒤졌다는 평가다. 중국은 유인 우주선에 이어 우주정거장 발사 등 우주개발에서 미국·러시아와 대등한 수준에 올라섰고, 일본도 최근 16번이나 연속해서 우주로켓 발사에 성공하는 기록을 세웠다. 동아시아에서 한국이 가장 뒤져있는 것이다.

정부는 나로호 후속 사업으로 순수 국내 기술로 한국형 발사체를 개발해 2021년 1.5t급 실용위성을 지구 궤도에 올려놓는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아직 1단 로켓 기술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우리로서는 결코 쉽지 않은 과제다. 더욱이 우리 우주개발 예산은 한 해 2000억~3000억원으로 3조원이 넘는 일본의 10분의 1도 안 된다. 일본은 총리실 산하에 우주전략본부를 설치해 총리가 직접 우주 정책 및 전략을 챙기고 있다. 우리는 그동안 교육과학기술부의 한 과(課)가 우주개발 정책을 전담해왔다. 이런 상태로 한국이 우주개발의 선진국 대열에 합류한다는 것은 꿈도 꾸기 어렵다.

우주개발에는 숱한 실패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고 오랜 시간과 많은 돈이 들어간다. 수십 년간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기술을 축적해온 선진국들을 따라잡으려면 지금보다 훨씬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우주개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범(汎)정부 차원의 우주개발 전략·정책 수립과 집행이 가능하도록 대통령 또는 국무총리 산하에 전담 기구를 둘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국가 최고 지도자의 강력한 의지와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

항공우주연구원이 사업을 주도하고 민간 기업들이 이를 보조하는 시스템도 바꿔야 한다. 미국에선 민간 기업인 스페이스X가 NASA를 대신해 우주정거장에 화물을 보내는 로켓을 쏘아 올릴 정도로 우주개발이 민간 주도로 바뀌고 있다. 우리는 20년 넘게 우주개발 사업을 추진해오면서 민간 전문 기업 하나 키워내지 못했다. 국책 연구소는 핵심 기술과 원천 기술을 개발하고, 민간 부문은 위성과 발사체 제작을 맡는 것 같은 역할 분담을 통해 우주개발 기술을 산업화하고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키워낼 수 있는 국가적 전략이 나와야 한다.

 

-조선일보 사설, 2013/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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