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자기관리(리더십)

재선 이끈 오바마 리더십

하마사 2012. 11. 8. 13:05

 

[재선 이끈 오바마 리더십]
포용 - 부시가 임명한 게이츠 국방 유임… 이라크戰 마무리
결단 - 빈 라덴 때 참모들 주저… "내가 책임진다" 공격명령
소통 - 경기침체·지지율 하락에도 대중 연설로 위기 돌파

"미국은 일부 전문가의 생각처럼 부정적이지도 분열되어 있지도 않다. 공화당·민주당 지지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주와 협력하겠다. 우리는 지금도, 앞으로도 미합중국으로 남을 것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7일(현지 시각) 새벽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의 매코믹플레이스 컨벤션센터에서 당선 연설을 하며 '화합·포용'을 강조했다. 1만여 지지자가 운집한 가운데 그는 "우리는 한 국가, 한 국민으로 흥망성쇠를 함께할 것이다. 여러분 덕분에 이 나라는 전진한다"고 했다.

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7일 새벽 부인 미셸 오바마(맨 왼쪽), 딸 말리아(맨 오른쪽)·사샤와 함께 자신의 정치적 고향 시카고에 마련된 무대에서 손을 흔들며 청중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로이터 뉴시스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재선 대통령이 된 오바마의 최대 강점 중 하나는 포용의 리더십이다. 그가 당선 연설에서 이를 강조한 것은 그만큼 선거과정에서 미국의 분열이 심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시에 그는 이를 치유해야 할 과제를 떠안았다.

◇포용의 리더십

오바마는 2008년 대선 경선 과정에서 자신과 경합했던 라이벌 힐러리 클린턴을 국무장관으로 전격 임명했다. 클린턴은 경선 과정에서 일명 '새벽 3시 전화' 광고로 오바마가 외교·안보에 준비가 안 돼 있음을 꼬집었었다. 오바마의 외교팀은 클린턴에 대한 반감이 상당했지만 오바마는 클린턴에게 오히려 외교 중책을 맡기면서 당내 분쟁의 싹을 잘라버렸다. 이에 화답하듯 클린턴은 '오바마 팀'의 일원으로 자신의 역할을 120% 소화해내며 전 세계를 누볐다. 클린턴을 포용함으로써 오바마는 '빌 클린턴'이라는 든든한 지원군도 덤으로 얻었다. 대중 연설의 달인인 빌 클린턴은 이번 대선 과정에서 전당대회 연설, 막판 경합지 유세 등을 통해 오바마 치켜세우기에 앞장섰다.

오바마는 또 전임 부시 행정부가 임명한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을 유임시켰다. 게이츠가 물러날 뜻을 비쳤지만 오바마는 "지금 당신보다 이 일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설득했다. 게이츠 역시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을 마무리하고 국방예산을 감축하는 어려운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고의 국방장관'이라는 평을 들을 정도로 임무를 수행하며 오바마에게 힘을 보탰다. 오바마는 또 지난 대선 때 자신과 맞붙었던 존 매케인의 최측근인 존 헌츠먼 전 유타 주지사를 주중 대사에 발탁하기도 했다.

◇결단의 리더십

오바마는 과감한 결단으로 위기상황을 기회로 반전시키는 리더십을 발휘하기도 했다. 대선을 1주일 앞둔 시점에 미 동부를 강타한 초대형 허리케인 '샌디' 사태 대처에서 이런 그의 리더십은 잘 드러났다. 당초 샌디로 인한 막대한 재산 및 인명 피해는 오바마에게 엄청난 정치적 악재가 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오바마는 즉시 모든 선거유세를 중단하고 '재난 대처 총사령관'으로서 피해 복구에 앞장서 '당리당략보다는 국가를 먼저 생각한다'는 이미지를 확실히 했다.

오바마의 최대 업적 중 하나로 꼽히는 '오사마 빈 라덴 사살' 때도 그의 결단의 리더십이 발휘됐다. 당시 미 정보당국의 정보로는 파키스탄 은신처에 빈 라덴이 있다고 100% 확신할 수 없었다. 만약 '허탕'을 치게 된다면 오바마는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게 되는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조 바이든 부통령과 많은 참모들이 만류했지만, 오바마는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며 공격 개시 명령을 내렸다.

2009년 실시한 자동차업계 지원정책도 오바마의 결단에 따른 것이다. 당시 이 자동차회사 노동자들마저 "국가 개입에 반대한다"며 반대에 나섰지만, 오바마는 "수백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걸 지켜볼 수 없다"며 이를 관철했고, 그 결과 자동차업계는 기사회생했다.

◇소통의 리더십

오바마의 최대 무기는 대중과의 소통이다. 무명에 가까운 오바마를 일약 전국적 인물로 부상시켰던 2004년 전당대회, 2008년 대선 유세 과정에서 입증된 연설의 힘도 청중과의 소통에서 나온 것이었다. 그가 경기 침체로 지지율이 하락하는 가운데서도 높은 호감도를 유지한 것은 이같은 소통의 리더십에 기인한다.

하지만 오바마의 소통의 리더십이 '의회'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공화당 다수의 하원이 사사건건 오바마의 발목을 잡은 측면도 있지만, 결국 행정부와 의회의 갈등으로 인한 국정 혼란에 대한 최종 책임은 오바마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다. 미 언론들은 "새로 구성된 의회는 대화·타협파가 줄어든 최악의 양극화 의회"라며 "의회와의 소통은 2기 오바마 행정부의 최대 숙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 2012/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