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노출/삶자락이야기

당부

하마사 2011. 9. 17. 20:26

주변의 갑작스런 죽음을 경험하면서

나도 언젠가 갑자기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가 되면 주변 사람들이나 가족들에게 당부해야 할 말들을 못할 수도 있어 미리 글로 적어두는 것이다.

병원심방을 하면서 여러가지 상황들을 경험한다.

의식이 없이 생명만 연장시키며 살아가지만 어느 누가 인공호흡기를 떼자고 이야기를 꺼낼 수 없어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있다.

본인도 힘들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함께 고통을 받는다.

회복이 가능하다면 얼마든지 기다리고 인내할 수 있지만 의학적으로 소생이 불가능함에도 불구하고 호흡만 연장시키는 일은 환자와 가족들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목에 구멍을 뚫고 호스를 끼워서 음식물을 섭취하며 생명을 연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치매가 걸려 가족도 몰라보는 부모님을 자식된 도리로 인하여 노인요양시설에 못 모시는 자녀들도 있다.

이런 경우 부모님이 정신이 온전하실 때 자녀들에게 미리 부탁을 했다면 마음의 부담을 덜고 시설에 모실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의 경우를 대비하여 가족들에게 짐을 지우지 않고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족들에 대한 배려라 생각된다.

그래서 미리 당부하는 글을 적어둔다.

내가 그런 경우를 당한다면

목에 구멍을 뚫어 호스를 연결하여 호흡하고 음식물을 섭취하는 일은 하지 않았으면 한다.

단순히 생명만을 연장시키기 위해 인공호흡기를 부착하는 일은 하지 않기를 바란다.

치매가 걸렸을 경우는 가족과 함께 사는 것이 서로에게 아픔과 상처를 줄 수 있으므로 노인요양시설에 맡겨 돌볼 수 있도록 당부한다.

아직 젊고 건강하지만 가족들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생각났을 때 미리 문서로 남겨놓는 것이다.

빨리 죽으려나? 혹시 나쁜 생각을?

절대 오해하지 않기를 당부한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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