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노출/삶자락이야기

고향생각

하마사 2011. 8. 13. 21:01

여름휴가를 다녀왔다.

올 여름은 유난히도 비가 많이 와서 휴가중에도 비를 여러번 만났다.

다행히도 월요일은 비가 오지 않아 태어난 고향을 다녀왔다.

댐이 막혀 고향마을이 수몰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태어난 집과 마을 그리고 어린 시절 다니던 교회와 초등학교를 사진과 동영상으로 담아야겠다는 마음으로 찾았다.

또한 냇가에서 물고기를 잡으며 옛 추억을 되새겨볼 생각도 있었다.

내성천은 빗물로 인해 흙탕물이 되어 반두로 고기잡기는 어려웠지만

준비한 민물낚시로 세 마리의 피라미를 낚는 재미를 맛보았다.

카메라로 동네 이곳 저곳을 담았다.

태어난 집, 폐교된 학교, 마을 골목, 교회 등을 담아두었다.

앞으로 수몰되면 다시는 볼 수 없는 추억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개인의 역사가 아쉬움을 남긴채 물속으로 잠기게 된다니 벌써 허전한 마음이다.

어린 시절의 체취가 묻어있고 추억을 간직한 장소는 언제라도 정감이 흐른다.

사다리를 타고 지붕에 올라가다 떨어져서 팔이 골절되었지만 야단이 무서워 몰래 숨어있던 방을 보면서 웃음지었다.

참새가 집을 짓고 살던 초가지붕 끝에 랜턴을 비추며 참새를 잡던 처마끝도 생각났다.

외양간에서 여물먹던 소도 생각났다.

마당에서 딱지치기와 자치기를 하며 친구들과 뛰어놀던 기억도 났다.

오줌을 싸서 채를 뒤집어쓰고 이웃집에 소금꾸러 가던 창피한 기억도 떠올랐다.

추억을 간직한 정든 고향을 카메라에 모두 담을 수는 없었지만 일부분이라도 사진과 동영상으로 담아오니 마음이 좋다.

언젠가 고향과 어린 시절이 그리울 때면 영상으로라도 추억을 떠올릴 생각이다.

영혼의 고향도 이와같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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