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시간에 맞추어 가려고 빠른 길을 택하여 가다가 낭패를 당했다.
천호동에서 왕십리를 가야하는데 천호대로를 타고 가면 신호등이 많기에
신호등이 없는 올림픽대로를 타고 가려고 했다.
성수대교를 넘어가면 되겠다고 생각하여 올림픽대로를 진입했다.
처음에는 신나게 달렸다.
역시 잔머리가 통한다고 생각하고 달리는데...
왠걸 잠실대교 부근에 차가 꽉 막혀 있었다.
거북이걸음으로 운행하는데 마음만 다급하고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다.
겨우 겨우 성수대교 앞에까지 왔는데 약속시간은 이미 지나고 있었다.
그 와중에 엉뚱한 실수가 발생했다.
성수대교로 진입하는 것을 놓치고 다음 진입로로 들어서고 말았다.
엎친데 덮친 격이었다.
강남으로 가는 길은 더 막혀 있었다.
포기하고 마음을 느긋하게 먹기로 했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한참을 갔다가 유턴하여 성수대교를 다시 건너가야만 했다.
결국 조금 빨리 가려다가 엄청 늦고 말았다.
인생살이도 이렇지 않을까?
빠른 길이라고 생각하고 갔다가 장애물에 가로막혀 오히려 더 늦은 길이 되어버리는 일이 허다하다.
물론 반대의 경우가 더 많을 수도 있다.
그러나 빨리 가려다가 늦을 때는 더 조급하고 실망스러울 수 있다.
여유를 가지고 느긋하게 살아가는 것도 좋다.
남들보다 뒤처지는 스트레스를 극복할 수만 있으면 인생을 여유롭게 즐기며 살 수 있을 것이다.
네비게이션이 있어서 길을 잘 안내해주지만 무시하고 더 빠른 길을 찾다가 오히려 쫓기며 살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