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가면서 겨울이 성큼 다가왔다.
온 산하가 단풍으로 아름답게 물들어 관광객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최근에 지방으로 갈 일이 있어 중부내륙고속도로를 타고 가는데
고속도로 양편으로 둘러싸인 산의 풍광이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울긋불긋한 형형색색의 단풍이 자기 고유의 색깔을 뽐내며 여행객들에게 기쁨을 주었다.
그런데 실제로 단풍들이 내는 색깔은 신음소리와 같다.
겨울을 준비하기 위해 뿌리가 물을 잎으로 보내지 않아 잎이 변색되는 것이라고 하니
사람들은 보고 즐겁지만 나무들은 아픔을 견디고 있는 것이다.
단풍의 아픔을 보면서 사람들은 즐거워하고 있으니 아이러니다.
서서히 숨을 몰아쉬면서 마지막 절규하는 모습까지 사람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으니
나무는 잎새를 틔울 때부터 단풍이 되어 떨어질 때까지 사람들에게 유익을 준다.
나는 나무중에 소나무를 좋아한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것도 아니고 어릴 때부터 뒷산에 올라가 소나무를 보면 좋았고
언제나 그 자리에 늘 푸르게 서 있는 것이 좋았다.
지금도 소나무를 좋아한다.
멋진 소나무를 보면 사진에 담아 보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가을이 되면 단풍이 드는 활엽수도 참 좋다.
늘 푸른 소나무도 좋지만 계절에 따라 색깔을 바꾸며 아름다움을 뽐내기 때문이다.
결국 모든 나무를 좋아한다는 말이다.
나무는 편안함을 주고 마음에 여유를 주고 상쾌함을 준다.
인생의 말년에 단풍처럼 아름답게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고 떠날 수 있는 사람이 복된 사람이다.
광합성 작용을 통해 얻은 영양분을 뿌리에 공급하여 나무를 키우고
산소를 내뿜고 아름다운 색깔로 변하여 사람들에게 유익과 기쁨을 주다가
조용히 떨어져 거름으로 돌아가는 단풍잎처럼 살고 싶다.